대기업 첫 등기임원 연봉 공개

입력 2014-03-24 03:01

주요 대기업 중 처음으로 LG디스플레이가 등기임원 연봉을 공개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연봉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 공개 의무가 생겼고, 12월 결산법인은 오는 31일까지 2013년 사업보고서에서 등기임원의 연봉 내역을 밝혀야 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1일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한상범 사장의 지난해 연봉이 11억5200만원이라고 밝혔다. 근로소득이 9억4500만원, 상여금이 2억700만원이었다. 최근 LG생활건강으로 옮긴 정호영 전 부사장의 연봉은 5억4200만원(근로소득 4억2700만원, 상여금 1억1500만원)이었다.

지난 21일까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낸 24개 상장사 가운데 등기임원 개별 연봉이 공개된 곳은 3곳(LG디스플레이·한라비스테온공조·S&T중공업)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 박용환 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급여 5억5000만원과 장단기 성과급 6억5800만원, 기타 지급분 2000만원을 합해 12억2800만원이었다. 지난 7일 사임한 박재석 전 S&T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7억3530만원을 받았다. 급여와 상여금이 4억5165만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2억8365만원이었다.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오는 31일)이 임박함에 따라 나머지 대기업 경영진의 연봉도 속속 공개될 예정이다. 기업평가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비상장사를 포함한 국내 500대 기업 중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5억원을 넘는 곳은 176개사이며, 연봉 공개 대상은 536명에 달한다.

그러나 재벌그룹 오너 일가 중 상당수가 등기임원에서 빠져 있어 이들의 연봉은 확인하기 어렵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부사장이 모두 미등기임원이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만 등기이사다. 신세계그룹도 정용진 부회장과 이명희 회장, 정유경 부사장 등 오너 일가 대부분이 미등기임원이다. SK, CJ, 한화그룹 오너도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잇따라 등기이사직을 사퇴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