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2등의 역전’ 가능할까

입력 2014-03-24 03:01 수정 2014-03-24 10:09
6·4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를 뽑는 새누리당 경선에서 ‘2등의 역전’은 가능할까. 후보 단일화처럼 경선 판도를 흔드는 대형 이슈나 ‘당심’으로 표출되는 주류 세력의 지원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남경필 의원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에선 원유철 정병국 의원, 김영선 전 의원 간 단일화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원 의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세 후보와 남 후보 간 현격한 격차로 인해 지금과 같은 구도의 경선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면서 3자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원 의원은 “새누리당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은 결말이 뻔한 드라마로 오인되고 있고 찻잔 속 태풍에 머물고 있다”며 “반면 야권의 후보 경선은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돼 현재 구도라면 본선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연 정 의원은 후보 단일화 대신 컷오프 규정을 현행 3배수에서 2배수로 축소하는 방안을 새로 제안했다. 그는 “단일화라는 방법론에 거부감을 느낀다”며 “경기도에 한해 컷오프를 2배수로 축소하면 단일화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원·정 두 의원이 나로 후보를 단일해준다면 남 의원과의 대결은 물론이고 본선에서 승리하겠다”고 주장했다. 세 후보가 입장을 조율해 단일 후보를 내세운다면 남 의원과의 경선은 예측불허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후발주자끼리의 연대 움직임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상 가장 앞서 있는 후보를 견제하는 동시에 경선 구도를 재편해 여론의 관심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8명의 예비후보가 뛰고 있는 대구나 부산, 울산 등이 거론된다.

서울시장 경선에선 정몽준 의원을 추격하고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역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당 안팎에선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김 전 총리에게 향해 있고, 당내 주류 세력이 김 전 총리를 물밑 지원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김 전 총리는 지난 16일 출마선언 이후 서울 지역 당원협의회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당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정 의원 측은 “방심해선 안 된다”며 ‘주류의 힘’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원들이 참여하는 경선 투표에선 당내 최대 계파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선 친박(친박근혜)으로 꼽히는 유정복 의원이 안상수 전 시장보다 앞서 있고, 부산에선 서병수 의원이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추격자들의 선전 여부에 따라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다.

아직 선두가 뚜렷하지 않은 지역도 있다. 충남은 이명수 홍문표 의원, 정진석 전 의원 등 3명이 각각 10%대 지지율로 1~3위를 달리고 있지만 무응답층이 절반에 가깝다.

권지혜 유성열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