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탈핵 운동가 아오야기 유키노부 “하늘·바다 국경 없어… 원전 사고 동아시아 전체 문제”

입력 2014-03-24 02:55

“핵과 인류는 공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후쿠시마’의 교훈입니다.”

일본의 탈핵(脫核) 시민단체 ‘원전 안녕! 후쿠오카’의 아오야기 유키노부(靑柳行信·68) 대표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늘과 바다에는 국경이 없다. 어느 한 곳에서 원전 사고가 나면 동아시아는 심각한 문제에 빠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탈핵 운동가다. 아오야기 대표는 “원전은 우라늄을 채굴할 때부터 전력을 생산하고 폐기물을 처리하는 모든 과정에서 피폭 노동자를 만들어낸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적 존엄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겐카이(玄海) 원전 1∼4호기, 센다이(川內) 원전 1·2호기 등이 위치한 규슈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원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을 멈췄지만 일본 정부가 최근 재가동 방침을 밝힌 상태다.

아오야기 대표는 이들 원전이 노후에 사고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겐카이 원전 1호기의 취성(脆性) 천이(遷移)온도는 1975년 당시 영하 16도였지만 2009년에는 98도까지 치솟았다. 언제 원자로 파손사고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취성 천이온도는 쉽게 휘어지는 연성을 지닌 금속이 깨지기 쉬운 취성화 단계로 급격히 넘어가는 온도를 말한다.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가 또다시 닥치면 쉽게 붕괴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케나가 오사무(池永修·47) 변호사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바다가 오염돼 한국 어업이 피해를 입은 것처럼 또다시 원전 사고가 나면 이웃 나라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