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사십견 부른다

입력 2014-03-24 02:31

날개병원 이태연 원장팀 어깨관절의 날(27일) 맞아 조사

속칭 오십견(五十肩)으로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 발병 연령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날개병원 이태연 원장팀은 대한견주관절학회가 제정한 제4회 어깨관절의 날(27일)을 맞아 2013년 한 해 동안 유착성 관절낭염 진단을 받은 남녀 환자 2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대 환자가 전체의 27.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50대 이상은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유착성 관절낭염 진단 환자 2명 중 1명꼴이었다. 그러나 이는 10년 전만 해도 50대 이상 환자가 10명 중 7∼8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할 때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반면 40대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 비율은 과거 5명 중 1명도 안 되던 비율이 이번 조사결과 3∼4명 중 1명꼴로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정형외과 의사들 사이에서 요즘 오십견은 이제 사십견(四十肩)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게 된 이유다.

더 흥미로운 것은 전체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정도 많았으나, 40대의 경우 남성 29.5%, 여성 25.7%로 되레 남성이 더 높은 비율을 보인 점이다. 이태연 원장은 “여성은 장기간 가사노동과, 50대 이후 폐경에 의한 골다공증 촉진과 이에 따른 어깨뼈의 약화가 유착성 관절낭염의 발병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40대 남성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업무상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해야 하는 경우,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 운전을 많이 하는 경우 등과 같이 어깨 근육을 경직시키기 쉬운 생활환경이 문제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소위 유착성 관절낭염이란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막에 염증이 생겨 관절막이 쪼그라들고 서로 들러붙어 관절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질환이다. 이 병이 생기면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아프기 때문에 세수하고 머리를 빗고 옷을 입는 등의 일상생활조차 하기 힘들어진다. 밤에도 어깨 통증이 계속돼 숙면을 취하기 어렵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평소 어깨 관절이 과도하게 긴장, 경직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어깨를 아낀다고 무조건 쉬게만 해서도 안 된다”며 “대신 부드러운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을 붙잡아주는 근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효과가 좋은 동작은 ‘어깨 으쓱하기’ ‘날개뼈(견갑골) 모으기’ ‘어깨 돌리기’다. 어깨를 귀 쪽으로 으쓱 올리면 어깨 상부 근육이 수축했다가 이완되면서 어깨 피로가 풀린다. 또 날개뼈를 등 아래쪽으로 모아준 자세로 5초 동안 정지했다 풀어주는 동작은 등 근육을 이완시켜준다. 어깨 돌리기는 앞뒤 쪽으로 가볍게 돌려주면 된다.

이런 어깨 운동은 틈날 때마다 수시로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하루 종일 앉은 자세로 공부하는 학생이나 사무직 종사자,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 등은 한 시간 간격으로 5∼10분씩 쉬면서 어깨 운동을 해주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김 원장은 “만약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깨 통증이 계속될 때는 회전근개파열이나 석회화건염과 같은 다른 어깨질환 때문이 아닌지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