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손목디스크

입력 2014-03-24 02:09


업무상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회사원 김모(35)씨는 얼마 전 문고리나 자동차 키를 돌리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오른쪽 손목이 몹시 아파서 동네 정형외과 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손목디스크’ 때문이란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의아해 하는 그에게 수시로 마우스를 클릭 할 때 손목의 ‘삼각 섬유연골’이 손상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란 병은 들어봤어도 손목에도 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은 처음이어서 많이 놀랐다고 털어놨다.

손목디스크, 즉 삼각 섬유연골 손상이란 새끼 손가락쪽 움푹 파인 손목 바깥 부위에 있는 구조물의 이상을 가리킨다. 3개의 인대로 구성돼 있어서 ‘삼각’ 섬유연골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 연골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척추관절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처럼 우리가 손목을 좌우로 움직일 때 충격을 완화시켜 손목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손목디스크는 주로 손목을 편 자세로 갑자기 땅을 짚거나 컴퓨터 작업 등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척골(삼각기둥 형태로 아래팔 안쪽에 길게 놓인 뼈)이 지나치게 긴 탓으로 수근골(손목뼈)과 척골의 사이가 좁아져 있을 때에도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하면 보통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시큰거리는 통증을 느낀다. 무거운 물건을 잡거나 들어올릴 때는 물론 문고리를 돌릴 때, 자동차 핸들을 돌릴 때, 테이블을 짚고 일어설 때, 수건의 물기를 짤 때 등 일상생활에서 손목을 구부리거나 옆으로 비틀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이상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팔목 바깥쪽으로 손목을 틀거나 세게 돌릴 때 통증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손목뼈를 손으로 눌렀을 때 아픔을 느끼면 역시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르다. 심하지 않을 때는 부목으로 손목을 고정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방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손목뼈가 많이 어긋나 있으면 수술로 바로잡아야 하는데, 이런 경우가 적지 않다. 수술은 주사바늘 같은 모습의 초소형 미세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손목뼈의 이상을 교정해주거나 파열된 부위를 봉합해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 수술은 아래팔 부분만 마취하고 시술하기 때문에 수술 당일 퇴원도 가능해 간편하다.

금정섭 원장(제일정형외과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