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연중기획 착한교회] 임마누엘교회 이종승 목사 “목회는 초대교회로, 선교는 최첨단으로 해야”

입력 2014-03-24 02:30


창원 임마누엘교회 이종승(사진)목사에게 전화를 걸면 애국가가 컬러링으로 나온다. 휴대전화 바탕화면은 독도다.

경기도 용인이 고향인 이 목사는 교회 개척을 위해 “복음이 가장 필요한 곳에서 평생 목회하게 해 달라”는 기도에 대한 응답이 경남 창원이었다고 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고 가본 적도 없던 이곳에서 1986년 11월 30일 교회를 개척했다. 성공적으로 목회를 해 오던 이 목사는 92년 성도들의 성원으로 성지순례를 떠났다.

“은혜를 받기 위해 떠난 그곳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파리 로마 암스테르담에서 종교개혁의 발자취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지난날 복음의 깃발을 높이 들었던 그 화려한 교회들은 텅 비어 있거나 문이 닫혀버렸거나 관광지가 되어 있었다. 이 목사는 충격을 받았다.

‘국기가 십자가이고 국가가 찬송가인 나라들이 이렇게 돼 버렸는데, 한국의 교회는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과연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국에 돌아온 이 목사는 교회 강단에서 밤마다 기도를 드렸다. 9개월 동안 기도한 끝에 내린 결론은 ‘목회는 초대교회로 돌아가고, 선교는 최첨단으로 하자’는 것이었다. 초대교회의 목회가 바로 나누고 섬기며 지역에서 시작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이 목사는 성도들 앞에서 선포했다.

“여러분의 헌금 중에서 40%만 우리 교회의 운영을 위해 쓰겠습니다. 나머지는 섬김과 선교를 위해 씁시다. 이 원칙은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성도들 중에는 아쉬워하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공동의회에서 논의한 끝에 모두 동의해 주었다.

이 목사는 최근까지도 교회 업무용 카니발 차량을 타고 다니다 교단(대한예수교 장로회 백석)의 부총회장이 된 뒤에야 의전상 필요하다는 얘기에 개인 차량을 마련했다. 그는 부총회장이 된 뒤에도 당연직처럼 여겨지는 총회장직을 한 차례 양보해 교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우리 인생의 목표가 주님을 기쁘게 하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신사참배를 반대했던 자랑스러운 경남의 신앙 정신은 우리 현대사에서 4·19를 이끌어낸 3·15부정선거 항의 운동, 부마항쟁, 6·10민주화운동에 앞장서온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한 이 목사는 “이 믿음을 후손에게 가르치고 그 바탕 위에서 한국교회를 다시 하나로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