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피해 주민 위로?… 강원도 케이팝 콘서트 '선거용' 논란
입력 2014-03-23 16:03
[쿠키 사회] 강원도가 폭설 피해를 입은 동해안 주민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K팝 특별콘서트’가 ‘선거용 이벤트’라는 논란을 빚고 있다.
도에 따르면 오는 29일 강릉 경포 호수광장 특별무대에서 ‘동해안으로(GO EAST) K팝 특별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이 콘서트는 지난달 기록적인 폭설로 피해를 입은 동해안 지역 주민을 위로하고 관광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됐다. 이번 콘서트는 포미닛과 앰블랙, 비투비, 에이프린스 등 가수가 공연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콘서트가 6·4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마련돼 지역 정치권의 정쟁 대상으로 전락했다. 새누리당 강원도당은 성명을 내고 “현실적인 위로는 완전복구를 위해 필요한 장비와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지원해 주는 것”이라면서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 도지사가 유권자를 모아놓고 공연을 한다면 사전선거운동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행사는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은 폭설 피해를 입은 영동지역 주민들의 비통한 마음을 생각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사전선거운동의 성격이 있었다면 선관위에서 즉각 제동을 걸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가운데 강릉시는 콘서트 일정과 장소가 적절치 않다면서 콘서트를 4월 중순쯤으로 연기해 줄 것을 지난 21일 도에 요청했다. 전국이 AI 비상방역체제하에 있고 행사 개최지인 경포 호수광장 일원이 철새도래지여서 대규모 행사 시 AI 전파 및 확산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경포광장의 생태환경과 잔디보호를 위해 콘서트를 미루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 관계자는 “콘서트의 취지는 좋지만 아직까지 폭설 피해 복구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연보다 실질적인 지원 및 위로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강릉시와 협의해 콘서트 장소를 강릉빙상경기장으로 옮기기로 잠정 결정했다”면서 “폭설 이후 침체된 관광경기를 살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일 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선거용 행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춘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