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T 패기·경험, 모비스-SK 스타군단 격돌

입력 2014-03-22 02:36


프로농구 4강PO 관전 포인트

‘봄 농구의 제왕’을 노리는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의 주인공들이 모두 정해졌다. 프로농구 창원 LG와 부산 KT, 울산 모비스와 서울 SK가 3월 마지막 1주일간 진검승부를 벌인다. LG와 KT는 22일 오후 2시 LG의 홈구장인 창원체육관에서, 모비스와 SK는 23일 오후 2시 모비스의 홈구장인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첫 대결을 펼친다.

서막은 패기의 LG와 베테랑 군단 KT가 올린다. 올 정규리그에서는 LG가 4승2패로 앞섰다. 1차전(24점 차)과 6차전(10점차)을 제외하고 모두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LG의 핵심요원은 2년차 포인트가드 김시래, 신인센터 김종규 등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코트위의 신사’ 김진(53) 감독은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모비스를 제치고 창단 17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며 ‘승부사’로 변신하며 통합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KT는 올 시즌 ‘꼴찌후보’였다. 그러나 정규리그 5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20일 인천 전자랜드까지 꺾고 4강에 올랐다. 김진 감독의 고려대 후배인 KT 전창진(51) 감독은 전태풍과 조성민의 쌍포를 가동해 적진을 초토화시키는 작전을 구사한다. 전 감독은 2002∼2003 시즌부터 12시즌 동안 2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탁월한 승부사다.

결전을 앞둔 김진 감독은 “호적수를 만나게 됐다. 우리가 경험 면에서는 KT보다 앞선다고 할 수 없어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전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LG를 편하게 생각하는 면이 있다”면서 “체력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확실하게 준비해 경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모비스와 SK의 대충돌은 ‘사제간 복수혈전’이다. 모비스 유재학(51) 감독과 SK 문경은(43) 감독은 옛 스승과 제자 사이다. 유 감독은 연세대와 전자랜드에서 ‘선수 문경은’을 가르쳤다. 양 팀 멤버는 국내 리그 최고의 스타군단이다. 모비스에는 포인트가드 양동근, 이대성, 포워드 문태영, 함지훈,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 로드 벤슨이 버티고 있다.

SK에는 포인트가드 김선형, 슈터 변기훈, 포워드 애런 헤인즈, 파워포워드 김민수, 최부경, 센터 코트니 심스 등이 복수심에 불타고 있다. 지난 시즌 SK는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뒤 사기가 하늘을 찔렀으나 챔프전(7전4승제)에서 모비스에 ‘전멸’(4패)이라는 굴욕을 당했다.

옛 스승 유재학 감독은 “일단 1차전을 치러봐야 감이 좀 올 것 같다”면서 “승부를 떠나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문경은 감독도 “매경기 결승전을 치르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