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날아든 진객… 지빠귀 미기록종 발견
입력 2014-03-22 04:29 수정 2014-03-22 10:42
국내에서는 발견된 기록이 없는 회색머리지빠귀(가칭)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확인돼 화제가 되고 있다. 생태전문 사진작가인 김회중씨는 지난달 16일 방이동 올림픽공원의 포플러와 산수유나무를 오가며 산수유 열매를 먹고 있는 지빠귀 아종을 처음 발견했다.
영문명이 ‘fieldfare’로 참새목 지빠귀과인 이 새는 개똥지빠귀와 생김새가 비슷하나 회색머리 위에 검은 줄무늬와 콧등에 검은 점이 선명하다. 짙은 색의 줄무늬가 옆목과 귀덮깃 구석에 연결돼 있고 연회색의 낮은 등과 엉덩이, 적갈색 날개 끝에 하얀 줄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산이나 숲, 농경지, 공원 등에서 서식하는 이 새는 곤충과 열매를 먹이로 한다.
주로 남그린란드 지역과 북유럽에서 중국 서북쪽 몽골 지역까지 분포한다. 이동시기에 일본 홋카이도에 몇 번 찾아든 기록이 있어 한국에도 들렀을 것으로 추측되기만 했지 실제 발견된 적이 없어 한글 이름이 없다. 김씨는 “회색머리지빠귀는 무리에서 낙오한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라 한국 땅을 스스로 찾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일한 장소를 규칙적으로 찾는 철새의 특성상 내년에도 이곳을 다시 방문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진을 살펴본 국립환경과학원 자연자원연구과 박진영 박사는 “깃털 상태나 자세 등을 보았을 때 1년생 미성숙 새이지만 매우 건강해 보인다”면서 “3월 중에 번식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조류학회에 보고하고 정식으로 한글 이름도 지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경근 선임기자 kkkw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