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에 폭탄 설치”…신변 비관한 40대 허위 신고에 경찰·군 출동
입력 2014-03-21 00:34
[쿠키 사회] 40대 일용직 근로자가 영등포역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해 한때 경찰과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사건은 최근 강남구청역 폭발물 오인 소동 사건이 벌어진 직후여서 역 근처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2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30분쯤 한 남성이 “다이너마이트를 영등포역에서 터뜨리겠다. 사는 게 힘들다”며 경찰에 전화를 했다. 남성은 두 차례 더 같은 내용의 전화를 했고 경찰 150명과 군인 50명 등 총 209명이 현장에 출동해 폭발물 수색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역사 내 폭탄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CCTV 화면과 전화가 걸려온 공중전화의 위치 추적을 통해 용의자의 경로를 파악했다.
협박 전화가 걸려온 지 1시간20분 뒤 경찰은 역사 인근에서 옷을 갈아입고 달아나려는 용의자 손모(43)씨를 체포하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일용직 노동자 손씨는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술을 마신 뒤 지하철을 타고 경기도 안양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던 중 영등포역에서 내려 협박 전화를 건 것으로 드러났다.
손씨는 경찰 조사에서 “세상 살기가 싫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만취 상태에서 처지를 비관해 우발적으로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로 조사를 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