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또 통신장애… 일부 새벽까지 ‘먹통’

입력 2014-03-21 04:16

SK텔레콤 통신망이 20일 오후 장애를 일으키면서 휴대전화가 먹통이 돼 일부 이용자들이 21일 새벽까지 큰 불편을 겪었다. 외부 인터넷 장비 문제로 지난 13일 데이터 접속 장애가 생긴 지 1주일 만에 또 다시 통신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오후 6시쯤부터 일부 국번대 휴대전화의 음성 및 데이터 통화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전화를 걸면 결번 안내가 나오거나 신호음 없이 전화가 끊기고 무선 인터넷이 안 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화를 거는 상대의 위치를 찾아주는 가입자 확인 모듈(HLR) 장비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가령 서울에 있는 A통신사 이용자가 부산 해운대에 있는 B통신사 이용자에게 전화를 걸면 HLR이 B통신사 이용자의 기지국 위치를 파악해 A통신사에 연결해주게 된다. 하지만 HLR이 장애를 일으키면 전화 상대방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먹통 상태가 된다.

HLR 장비는 20여분 만에 복구됐으나 이후 전화와 데이터 송수신이 몰리면서 자정 가까이도 통화가 안 되는 이용자들이 있었다. 특히 퇴근시간대 음성 및 데이터 통화가 불가능해 불편이 가중됐다. SK텔레콤 망을 이용한 택시 등의 결제 서비스도 일부 마비돼 이용자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특히 서울 지역 피해는 물론이고 전남과 광주 등 지방에서도 발생했다.

SK텔레콤 측은 오후 11시가 넘어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하고 “통화 장애 발생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HLR 장비는 복구했으나 복구 후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트래픽 과부하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하고자 과부하 제어를 시행 중이고, 이 과정에서 일부 고객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고 밤늦게까지 일부 서비스가 안 되고 있음을 시인했다.

SK텔레콤 홈페이지에는 이용자들의 항의 및 문의가 폭주하면서 한때 접속이 불가능했다. 특히 문제 발생 뒤 서둘러 사과를 하거나 자초지종을 알리지 않고 사건 5시간이 지난 뒤에야 언론사에 보낸 사과 보도자료를 통해 상황을 자세히 알려 비판이 거셌다.

SK텔레콤 약관에는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기본료와 부가사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최저 기준으로 손해배상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13일에도 데이터망에 장애가 발생해 가입자들이 20여분 동안 인터넷 검색이 안 되는 불편을 겪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