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 선호도 中企-대기업-공무원”… 노동부 설문조사 ‘견강부회’
입력 2014-03-21 03:55
정부가 청년층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을 더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청년층의 취업 눈높이가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조사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공부문의 취업 선호도가 여전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20일 청년층 조사 대상자의 취업 선호도가 국내 민간 중소기업(18.5%), 국내 민간 대기업(18.4%), 정부기관(공무원 군인 등·14.3%) 순이라고 발표했다. 청년층 실업자와 취업준비생 1000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다. 정부는 “청년 구직자에게 괜찮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만 제대로 알려주면 구인정보가 부족해서 취업을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취업 희망 직장 분류에서 공공부문을 정부기관과 정부 산하기관(공사·공단 등)으로 세분화했다. 정부 산하기관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층은 9.3%에 이르렀다. 정부와 산하기관을 합치면 23.6%에 이르러 취업을 원하는 청년층 네 명 가운데 한 명 가까이가 정부·공공기관 채용시험에 매달리는 ‘공시족’인 셈이다. 게다가 별도로 분류된 교육기관(교사 포함·5.5%), 연구기관(3.4%)에 공공부문 일자리가 상당수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의 공공부문 쏠림 현상은 3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학력별로는 대졸자의 공공부문 선호도가 27.3%(정부 16.1%, 산하기관 11.2%)였고 전문대는 25.6%(정부 15.5%, 산하기관 10.1%)를 기록했다. 대졸자의 중소기업 선호도는 11.0%, 전문대는 20.8%에 그쳤다. 다만 고졸자는 중소기업 선호도가 22.7%에 달해 공공부문(18.1%)과 대기업(17.3%)을 넘어섰다. 고졸자에 대한 문호가 넓어지긴 했지만 대졸자 위주의 채용 관행이 굳어진 공공부문과 대기업에 고졸자들이 선뜻 지원서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