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鄭 지지율 곧 따라잡을 것”… 정몽준 “정치를 모르시는 것 같다”
입력 2014-03-21 02:27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뛰어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가시 돋친 말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전남 장성군 출신인 김 전 총리는 20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선 경쟁력을 소개했다. 이에 정 의원은 서울시내에서 열린 조찬강연에서 “지역감정은 만국의 병인데 이를 이용하겠다는 것은 새 정치라고 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인지도’를 두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김 전 총리가 지난 19일 “정 의원이 인지도가 높을 뿐 지지율은 곧 따라잡을 수 있다”고 한 게 발단이 됐다. 정 의원은 “서울시민이 저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하는 것은 제가 서울시에서 한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며 “(김 전 총리가) 정치를 좀 모르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 전 총리라는 호칭에 대해서도 “후보라고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본선에서 맞붙을 박원순 시장과도 각을 세웠다. 정 의원은 서울시가 발표한 ‘임대주택 8만호 추가’ 방침에 대해 “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정책발표로 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시 측은 즉각 “문제없다”고 맞섰다. 김 전 총리는 박 시장에 대해 “악연은 없다”면서도 “시민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시정을 운영하는 점이 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여성 우선공천 지역의 결정권을 놓고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공천위가 선정한 여성 우선공천 지역을 일부 최고위원들이 반대하면서 지도부 간 내홍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공천위는 서울 강남구, 부산 남·해운대·사상구, 대구 북구, 경북 포항시를 추가 선정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위 부위원장인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공천위에서 선정하면 그것으로 결정 나는 것”이라며 “원안대로 의결되지 않으면 (사퇴를 포함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