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한국교회 대통합 위한 토론회서 연합기구간 통합 논의… 방법 제각각
입력 2014-03-20 18:09 수정 2014-03-20 18:11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20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한국교회 대통합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 1시간 전 500여개의 방청석이 가득 찼다. 서서 토론회를 지켜 보는 이도 많았다.
이날 발표자들은 한국교회 연합기구간 통합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통합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입장을 달리했다.
침신대 전 총장 도한호 목사는 일치와 협동의 저해 요인으로 이단 문제를 손꼽았다. 도 목사는 “교리적 독선주의는 필연적으로 이단 문제로 귀결하게 돼 있다”며 “한국교회가 이단의 정의와 범위를 재정립해야 한다. 이같은 표준에 의해 이단으로 판명된 집단에 대해서는 온 교단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단으로 규정된 개인이나 단체가 재심의를 요청하거나 과거의 과오를 청산할 의사를 보이면 지체없이 검증 절차를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도 목사는 “어거스틴이 배화교 사상을 가졌던 방탕아라고 해서 교회가 그를 영구적으로 이단 반열에 가두어 놓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회개라고 돌아오는 이들은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신앙고백의 기회를 주어야한다”고 말했다.
도 목사는 “사울을 바울로 변화시키는 것은 불변하는 기독교의 진리이며 교회의 전도적 사명이 아닌가. 진심으로 회개하면 누구일지라도 용서하고 포용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결대 전 대학원장 유흥옥 목사는 한국교회의 성도 수가 줄고 있는 이유로 교권과 정죄를 일삼고 자칭 ‘이단감별사’의 행포로 이단천국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유 목사는 “이러한 자리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을 수 없다”며 “화합하는 곳에 성령이 역사하고 대 화합으로 사람 살리는 운동이 전개돼야한다”고 역설했다.
서울신학대 박명수 교수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은 지금 근본적인 위기에 당면했다”며 한기총은 이런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사과의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흔히 진보주의는 부패로 망하고 보수주의는 분열로 망한다고 하는데 현재 보수주의 진영은 부패와 분열 둘 다 가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가 연합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 문제를 삼는 사람은 없다”며 “문제는 겸손하게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국교회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이 유익한가를 생각하는 자세이다. 오늘 이 모임이 그런 자세를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아울러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방향으로 복음주의 신앙과 신학에 기초하고 특정 정치권력과 결탁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를 향해 기독교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 기독교 선교에 유익을 주어야 하고, 보수라는 미명 하에 기득권을 유지하려 해선 안 되며 도덕적인 갱신에 앞장서고 솔선의 모습을 보여 주여야 한다고 했다.
토론회장은 한국교회 연합기구간 통합을 염원하는 열기로 가득했다. 토론 시간에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명예이사장은 박흥일 장로는 대표회장 선거와 이단, 회원교단 문제를 해결해야 연합기구간 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갑문 예장 합동중앙 총회장은 (한기총과 한교연) 각각 동수의 통합준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한 기자가 2011년 7월 7일 특별총회에서 통과된 이른바 ‘7·7 정관’을 회복하면 통합에 응하겠다는 한국교회연합 측의 제안에 대해 묻자,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은 ‘선 통합 후 논의’를 일관되게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토론 도중 60대 방청객이 “홍재철 목사님은 내려놓는다고 하고, 발제자 여러 분은 한국교회가 화합해야 한다고 하는데, 한국교회 안에는 지금 십자가가 없다. 십자가가 없으면 부활이 없고 승천도 성령도 없다”고 소리치다 행사장 밖으로 끌려 나가기도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