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퍼스트레이디 ‘소프트 파워 대결’
입력 2014-03-21 03:33
“미셸 여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결국 ‘미국적 가치관’이다.” “미·중 양국 ‘소프트 파워’의 대결이다.”
미셸 오바마와 펑리위안(彭麗媛) 두 여사의 만남을 두고 중국과 서방 언론들이 다양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인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는 20일 “미셸 여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특사”라면서 “그는 ‘제2의 힐러리’일 수도 있다”고 평했다.
로이터통신은 “미셸 여사의 방중은 사실상 남편의 대중국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비해 BBC는 “양국 퍼스트레이디가 처음으로 중국에서 ‘소프트 외교’를 벌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영국 가디언은 미셸 여사와 펑 여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미셸 여사와 과거 미국 퍼스트레이디들의 방중을 대비시켰다.
미셸 여사와 펑 여사는 적지 않은 공통점을 갖고 있어서 서로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선 두 사람 모두 옷맵시가 좋다는 게 꼽힌다. 미셸 여사의 경우 롱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편이다. 펑 여사는 가수 출신으로 무대 경험이 적지 않아 그의 패션을 놓고 ‘펑리위안 스타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평범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했다든지, 슬하에 딸만 둔 것, 비슷한 나이 등도 공통점이다. 미셸 여사에게는 두 딸 말리아, 사샤가 있고 펑 여사는 외동딸 시밍쩌(習明澤)를 뒀다. 나이는 미셸 여사 50세, 펑 여사 51세로 한 살 차이다.
다만 미셸 여사는 일반인에게 강인하다는 인상을 남긴 반면 펑 여사는 자제하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이는 전통적으로 미국에서와 같은 퍼스트레이디 역할이 없었던 중국에서 최고 권력자의 부인으로 처신해야 하는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셸 여사는 이번에 교육과 문화교류 중심으로 일정을 짰지만 일부에서는 다른 퍼스트레이디처럼 인권문제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한다. 힐러리 클린턴은 물론 로라 부시 여사도 과거 중국 방문 시 이러한 발언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미셸 여사는 베이징에 도착한 다음 날인 21일 베이징사범대학 제2부속중학교(고교에 해당), 베이징 고궁(故宮·자금성) 등을 방문하고 공연도 관람한다. 이러한 일정에는 펑 여사가 동행하며 두 사람 간 회담과 만찬도 예정돼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