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때가 때이니만큼… 김황식 먹방 햄버거값 얼마?

입력 2014-03-21 03:39 수정 2014-03-21 09:31


[친절한 쿡기자]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김황식 전 총리에게 새로운 별명이 생겼습니다. 바로 ‘먹방’입니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로 기자들을 불러 ‘햄버거 간담회’를 했는데, 질문에 답하면서 버거킹 와퍼를 두 입 베어 물었습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쇄도했음은 물론입니다. ‘먹방’ 김황식 대 ‘축구’ 정몽준이란 헤드라인도 뽑혔습니다.

하지만 20일 정치블로거 ‘아이엠피터’는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선거법은 후보자의 기부행위를 금지하면서 ‘식사류 1만원, 다과류 3000원, 음료 1000원 이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대접받은 유권자는 30배의 과태료를 뭅니다. 후보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와퍼는 4900원이니 다과류로서 의혹 제기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했습니다. 벌써 조사관들이 캠프로 출동해 참석자 수와 해당 영수증을 확인하고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냈더군요. 선관위 관계자는 “인근 버거킹에서 할인받아 3000원 이내에서 제공한 간식”이라고 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불고기 버거와 와퍼가 섞였고, 할인을 받아 햄버거 1개당 가격이 2340원인 것도 확인했습니다. 해프닝이었습니다.

김 전 총리뿐 아니라 정치인들은 먹는 모습을 자주 연출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전통시장으로 달려가 국밥을 먹었습니다. 문재인·안철수 의원도 부산출신답게 돼지국밥을 애용했죠. 박근혜 대통령도 조류인플루엔자(AI) 폭탄을 맞은 양계 농가를 위해 ‘닭 강정’을 입에 넣었습니다.

먹는 모습을 방송과 인터넷으로 보여주는 ‘먹방’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0일 1면에 ‘한국 고유의 디지털 문화’란 취지로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아십니까. WSJ는 ‘먹방’을 영어로 옮기기 어렵다면서 ‘Mokbang’ ‘먹는 쇼(eating show)’ 외에도 ‘음식 포르노(food porn)’라고 표현했습니다. 적나라하게 먹는 모습, 친근하긴 하지만 가끔 이런 구설도 낳습니다.

사진=국민일보DB

우성규 김동우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