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폴리 현숙 (12) 우리 부부 말씀 실천의 궁극 목표는 ‘북한 선교’

입력 2014-03-21 02:10


서울유에스에이 사역 중 하나는 ‘말씀을 행하는 자(Doer of the Word)’ 양육 프로그램이다. 마태복음 7장 24∼27절 말씀이 모토다. 말씀을 듣기만 하고 행하지 않으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자라고 단언한다. 한국 기독교는 기도, 묵상, 예배 등 말씀을 듣는 것은 잘하지만 말씀을 행해 하나님의 빛과 소금이 되는 면에는 부족한 것 같다.

폴리 목사는 미국에서 많은 행사를 주관해 왔다. 1999년 로스앤젤레스(LA) 미션의 회장으로 있을 당시 ‘감사의 날’이라는 행사를 해 할리우드 스타들이 직접 노숙인들과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식사하는 행사를 했다. 2000년 크리스마스 땐 성경책을 넣은 선물보따리를 가난한 이웃들에게 전해주는 행사도 주관해 하루에 6000명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역사도 있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말씀을 행하는 자’ 양육 프로그램이다.

2002년 미국 교회의 담임목회를 하면서 남편은 누가복음 10장 1∼10절 말씀을 설교한 적이 있다. 자신이 말씀을 행하지 않고 설교한다는 것이 내심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설교 중에 “이 말씀대로 선교여행을 갈 사람 있나요”라고 말하며 선교여행 갈 사람을 모집했다. 총 6명이 모집됐다. 우리는 성경대로 전대, 주머니, 여벌의 신을 챙기지 않았다. 그러나 교인들의 염려로 휴대전화와 차, 비디오카메라는 갖고 갔다.

우리는 휴스턴에서 한 시간 떨어진 버몬으로 인도되었다. 알고 보니 이곳은 매년 사탄을 숭배하는 축제가 열리고, 대낮에도 마약을 밀매하는 지역이었다. 남편은 집을 매매한다는 팻말을 보고 전화를 걸었다. 어떤 흑인이 현찰 5만 달러를 가지고 나타나 집을 당장 구매하려고 했다. 왠지 집주인은 그에게 집을 팔지 않고, 물만 나오게 하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일행 중 한 명이 그 지역에 살았던 적이 있어서 물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우리가 성경 말씀대로 행한 결과 한 끼도 굶지 않고 매일 새 옷을 공급받았다. 마지막 날에 파티를 하기로 했는데 소다가 없었다. 갑자기 어떤 차가 와서 끼익 서더니 “혹시 소다 필요해요”라고 물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했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우리는 십일조까지 드렸다. 그리고 그 집은 지역 기독교 대학생 서클이 주위의 불우한 아이들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월 마포역 사무실에 중국 한족 지도자들을 초청해서 이 훈련을 했다. 사랑의 실천사역 중 ‘선행하기’를 가르쳐 한국어도 모르는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내 선행하는 실천을 하도록 했다. 돌아와서는 ‘실천 후 점검’을 통해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서로 나누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첫날은 디모데전서 3장 5절 말씀대로 먼저 가정예배를 통해 아이들을 양육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배운 것을 실천하는 과제를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기도원의 굴속에 들어가 기도하느라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나는 “지도자가 한 말을 행하지 않으면 교인들을 말씀을 행하는 자로 만들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바빴지만 나는 진도를 나가지 않고, 그들이 약속했던 과제를 그 자리에서 하도록 했다. 나중에 이들은 “저희가 그 많은 양육훈련을 받았지만 이런 큰 배움은 처음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폴리 목사는 어떤 사역을 해도 그 마음속에는 항상 북한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나 보다. 중국에서 했던 100여명의 한족 지도자 양육훈련을 대성공으로 마친 적이 있다. 그들은 우리를 안고 통곡하면서 우리와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이때 눈이 빨개지면서 부탁한 폴리 목사의 말이 있다. “여러분, 북한 사람 만나면 잘해 주세요.”

정리=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