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음식은 우리 몸속에서 어떤 과정 거칠까

입력 2014-03-21 02:42


꿀꺽, 한 입의 과학/메리 로치(을유문화사·1만5000원)

“사람은 먹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다.” 이렇게 말한 소크라테스가 듣는다면 매우 언짢아질 이야기 하나. “인간이란 엄밀히 따지자면 소화관 주변 조직이 고도로 진화된 지렁이에 불과하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알렉산더 호러츠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모든 생명은 소화관에서 시작되었다”면서 “먹을 것을 찾으려니 필요해서 두뇌가 생겼고, 음식을 집어 들자니 손발이 돋아났고, 이렇게 덩치가 커지자 팔다리 구석구석 에너지 연료를 공급할 순환시스템이 필요해졌고, 이런 식으로 인체 구조가 점점 복잡해졌다”고 말한다. 사람의 소화기관에는 장관 신경계로 불리는 독립적 면역계와 원시적 뇌가 있다는 것을 그 증거로 든다.

이 책은 사람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소화기관에 관한 얘기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몸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어떻게 반응하고 흡수되고 배설되는지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이른바 ‘침 균 똥’의 숨겨진 과학을 들려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미국에서 가장 유쾌한 저술가’로 꼽은 저자는 호러츠를 비롯해 괴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곳곳에서 소개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호러츠는 대변이식 수술 연구자다. 최가영 옮김.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