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쾌속 성장… 국제선 취항 5년 만에 29개 도시 진출
입력 2014-03-20 02:26
저비용항공사(LCC)의 국제선 취항이 20일로 5주년을 맞는다. 취항 첫해 0.5%에 불과했던 국제선 점유율은 1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외국계 LCC의 잇따른 취항에 따른 경쟁 심화와 신규 취항에 대한 어려움으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19일 기준 국내 LCC의 국제선 취항 노선은 9개국 29개 도시에 이른다. 2009년 3월 20일 제주항공이 일본∼오사카 노선에 처음으로 정기노선을 개설한 이후 5개 LCC가 잇따라 국제선 노선을 개설했다. 제주항공이 올해 안에 2∼3개 노선에 대한 신규 취항을 계획하는 등 취항 노선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LCC를 이용하는 국제선 승객 역시 급격히 증가했다. 2009년 첫해 16만3975명에서 지난해에는 490만9641명으로 30배 정도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첫해 0.5%에서 9.6%로 크게 확대돼 올해는 1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LCC의 국제선 취항이 국제선 여객 증가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2009년 3351만여명이던 국제여객은 지난해 5098만여명으로 급증했다.
국내 LCC 시장 확대와 국제여객 확대는 또 다른 도전을 불러오고 있다. 외국계 LCC들이 국내 시장을 겨냥해 잇따라 신규 취항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항공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중국의 춘추항공이 이달 30일부터 상하이∼제주 노선을 매일 1회 운항하는 것을 비롯해 4곳의 외국항공사가 올해 정기노선 허가를 받았다. 홍콩익스프레스 역시 같은 날부터 인천∼홍콩 노선을 매일 2회 운항한다. 일본의 바닐라에어는 지난 1일부터 인천∼나리타 노선을 매일 2회 운항 중이다. 10월부터는 베트남의 저가항공사인 비엣젯이 인천∼하노이에 매일 1회 운항한다.
아울러 수요가 많은 중국 노선 취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고정 비용을 분산시키기 위해선 수익이 나는 노선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지만 항공자유화 등에 소극적인 중국 측 입장을 감안할 때 쉽지 않다. 송경훈 제주항공 차장은 “중국도 유럽의 라이언에어(Ryanair)가 유럽연합(EU) 역내의 항공자유화를 바탕으로 29개 나라 180개 도시에 운항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