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신음’ 호랑이 황제 자리 내려놓나
입력 2014-03-20 03:40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9)가 선수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스캔들을 극복하고 다시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던 그에게 부상이란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다. 내년이면 불혹의 나이가 되는 그는 이제 흐르는 세월과 더불어 부상과도 싸워야 한다.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개막을 하루 앞둔 19일 허리 통증을 이유로 대회 기권을 발표했다. 우즈는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대회 주최자인 아널드 파머에게 전화를 걸어 ‘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자 8회 우승자인 우즈는 한 번만 더 우승하면 샘 스니드가 세운 단일대회 최다우승기록(8승·그린즈버러 오픈)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오랫동안 골프황제로 군림해온 우즈의 영광 뒤에는 늘 고질적인 부상이 있었다. 다운스윙에서 강하게 무릎을 튕기는 이른바 ‘타이거 킥’으로 2002∼2008년 무릎 수술만 4차례나 받았다. 2008∼2012년에는 수차례 양발 아킬레스건에도 문제가 생겼다. 2010년 5월에는 허리디스크로 고생했다. 지난해 8월 바클레이스 대회중 허리통증을 호소했던 그는 3주 전 혼다 클래식 4라운드에서 허리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이어 캐딜락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25위에 그쳤다.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그의 세계랭킹 1위 사수와 ‘마스터스 20년 개근’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들어 우즈는 PGA 투어 대회에 3차례 출전했지만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2차 컷 탈락, 혼다 클래식 기권 등으로 세계랭킹 2위 애덤 스콧(호주)을 비롯해 3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4위 제이슨 데이(호주)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스콧이 한 대회에서 승수를 추가하면 1위는 바뀌게 된다. 최고 권위의 마스터스에서 우즈가 출전할 지도 불투명하다.
우즈는 “4월 초 마스터스가 열릴 때까지 허리 상태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며 “계속 주치의와 논의하며 부상 정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우즈는 1995년 처음 마스터스에 출전한 이후 지난해까지 19년 연속 출전해 4차례나 우승했다.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하면서 ‘골프황제’ 칭호를 얻었고, 2001년과 2002년에는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2009년 11월부터 터져나온 섹스스캔들로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았던 우즈가 2010년 복귀 무대로 삼았던 대회도 마스터스였다. 2008년 6월 US오픈 이후 6년 가까이 메이저 우승이 없는 우즈가 올해 마스터스에서 허리통증을 이겨내고 9년 만에 패권 탈환을 노릴지 주목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