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앨범 발표하는 임창정 “삶이 고단하신가요… ‘흔한 노래’로 힘내세요”

입력 2014-03-20 08:06


가수, 배우, 개그맨, 예능인. 이 모든 것의 교집합에는 언제나 이 사람의 이름이 언급된다. 특유의 찌질한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았고, ‘그때 또 다시’ ‘소주 한 잔’ ‘늑대와 함께 춤을’ 등을 통해 노래방 최고 히트곡을 갖기도 한 그. 바로 임창정(41)이다.

그가 20일 5년 만에 정규 12집 앨범 ‘흔한 노래, 흔한 멜로디’를 발표한다.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두고 서울 강남구 논현로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타이틀곡은 ‘흔한 노래’다. ‘아무리 슬퍼도 울면 안 돼/ 넌 그 흔한 이별처럼 흘려보내면 돼/ 가장 흔한 노래 가사처럼…’으로 이어지는 노래는 임창정표 서정적인 발라드를 표방한다.

“내가 가진 고민들과 이별의 상처, 사랑까지도 나에겐 가장 특별하고 아프다고 느껴지죠. 하지만 누구나 겪는 일이란 걸 깨닫게 됐어요. 흔한 감정이요. 아픔을 이 핑계로 덤덤하게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곡이예요.”

이외에도 ‘소주 한 잔’의 작곡가 이동원과 함께 작업한 ‘죽어라 잊어도’, 그룹 에코의 ‘행복한 나를’의 답가로 만들어진 ‘행복한 남자’ 등이 눈에 띈다.

12곡이 꽉 들어찬 정규 앨범을 앞에 두고 그는 “어디선가 나를 지켜볼 팬들과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그는 앨범을 준비하면서부터 콘서트 일정을 잡아뒀다. 오는 5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SK올림픽경기장을 시작으로 부산, 전주, 대전 등 7개 도시에서 총 10회 콘서트를 연다. 15년 만에 열리는 단독 공연이다. 그는 “콘서트를 멋지게 하고 싶어 담배까지 끊었다”며 “그간 해왔던 뮤지컬·영화 장면들, 예능까지 모두 보여드리고 싶다. 다 어떻게 소화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들뜬 마음을 표현했다.

발라드 가수라는 타이틀을 과감히 버리고 싶었다지만 앨범 수록곡 중 70%는 발라드다. 하지만 지루하진 않다. 수록된 12곡을 11명의 다른 작곡가 작품으로 채운 까닭이다.

지난해 9월 발표 당시 코믹한 가사와 댄스로 ‘제2의 싸이’라는 호칭까지 들었던 곡 ‘문을 여시오’ 덕분에 그는 중국에서도 꽤 알려진 가수가 됐다. 이번 앨범엔 그 2탄 격인 ‘임박사와 함께 춤을’이 수록됐다. 트로트 가수 이박사(본명 이용석·60)가 피처링한 인도풍 클럽 댄스곡으로 장난스런 가사가 이어지지만 노래를 대하는 그의 자세는 사뭇 진지했다.

“그냥 털고 일어나야지 하기엔 너무 힘든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충분히 힘들어 해보자’하며 바닥까지 갔었죠. 어느 순간 억지로라도 웃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거짓말처럼 좋은 일이 있냐고 주변에서 묻기 시작하고 웃을 일이 정말 생겼어요. 그 비밀을 혼자 알고 있기 아까워 곡을 만들었어요.”

그는 자신을 ‘대중예술가’라고 소개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는 ‘광대’라며 웃었다. “이번 앨범으로 음원 차트 1위도 욕심내고 있어요. 기운 빠진 중년들, 살기 퍽퍽해진 그 분들을 대리만족 시켜드릴게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