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생 첫 독집 앨범… 싱글 음반 ‘나는 지금’ 발표 싱어송라이터 강승원

입력 2014-03-20 02:35


이 남자의 이름이 낯설 순 있어도 그의 음악은 한국인이라면 익숙할 수밖에 없다. 우선 이 남자는 가수 고(故) 김광석이 부른 ‘서른 즈음에’를 작사·작곡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로 시작되는 초코파이 TV 광고음악도 이 남자가 만든 노래다. 무엇보다 그는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이문세 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유희열의 스케치북’으로 이어지는 KBS 2TV 음악 프로그램에서 음악 감독을 맡아왔다. 1992년 시작한 일이니 올해로 23년째다.

이 남자의 이름은 바로 싱어송라이터 강승원(55)이다. 그는 최근 첫 싱글 음반을 발표했다. 음악 인생 첫 독집 음반이다. 앨범엔 자신과 가수 이적이 각각 부른 같은 노래 ‘나는 지금’이 편곡까지 다르게 돼 실려 있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한 카페에서 만난 강승원은 “40대이던 10여년 전 만든 노래”라며 “‘서른 즈음에’의 40대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서른 즈음에’가 이렇게 끝나잖아요.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반면 이번 곡은 이런 노랫말로 시작하죠. ‘떠나보내는데 익숙해졌어.’ 마흔이 되니 어떤 친구는 일찍 세상을 뜨기도 하고, 그러면서 영원한 이별을 겪게 되더라고요. 50대가 되면 ‘나 역시도 결국엔 죽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강승원은 계절마다 3∼4곡씩 계속 싱글 음반을 발표해 연말쯤 이들 노래를 모은 정규 음반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으로 발표될 곡 중엔 그가 약 40년 전 고등학교 1학년일 때 만든 노래(‘가을바다 찾아가보니’)도 있다. 계속해서 발표될 이들 음반엔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제목이 붙는다.

“20대 때부터 ‘내 음반 곧 나온다’고 얘기하고 다녔어요. 30대 초반엔 음반 녹음까지 다 마치기도 했죠. 하지만 제가 너무 모자란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음반을 못 내겠더라고요. 그러다 지난해 제 음반에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죠. 투자를 받으니 꼼짝없이 음반을 만들 수밖에 없더라고요(웃음). 이미 앞으로 내놓을 노래 중 5곡 정도는 녹음까지도 마친 상태예요.”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가 눈길을 끄는 건 앨범에 참여하는 가수들의 면면 때문이기도 하다. 이적 외에도 존박 윤하 윤도현 박정현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강승원의 음반에 목소리를 보탠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오랜 기간 음악감독을 맡으며 쌓은 친분이 큰 도움이 됐다.

“음반에 참여하는 가수들의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제가 팬인, 제가 좋아하는 후배들이라는 거죠. 아직 부탁을 하진 않았지만 이소라씨한테도 도와달라고 말할 생각이에요. 아이유한테도 이미 말은 해놨고, 윤미래씨하고도 하고 싶어요. 너무 늦은 나이에 첫 음반을 발표하게 됐지만 이렇게 좋은 후배들이랑 함께할 수 있으니 오히려 이제야 앨범을 내게 된 게 다행이란 생각도 들어요(웃음).”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