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어리석은 도련님” 자민당 전 간사장 조롱 발언

입력 2014-03-19 02:29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독주에 대해 집권당 내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 문제에 대한 정책적 반발을 넘어 아베 개인에 대한 공격적 발언까지 등장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8일 고가 마고토 전 자민당 간사장이 전날 요코하마의 한 강연에서 ‘헌법해석의 책임자는 나’라는 아베 총리의 국회 답변에 대해 “자신이 총리이고, 권력자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도련님(일본어로 ‘봇짱’)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봇짱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인 아베 총리처럼 정치 명문가 출신의 ‘세습 정치인’을 비꼬아 부르는 표현이다. 고가 전 간사장은 헌법해석 변경을 통한 집단자위권 행사 방안에 대해 “그런 임시변통적인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며 개헌을 통한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의회에서는 자민당의 총무간담회가 열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당시인 2005년 4월 우정민영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된 이후 9년 만이다. 아사히신문은 당내 중요 문제를 토론하는 총무간담회는 과거 의회 해산과 총선 등 정국의 큰 변화로 이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시간여에 걸쳐 20여명이 발언한 이날 간담회는 당내 대립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대세는 ‘신중론’이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무라카미 세이치로 전 행정개혁 담당 장관은 “헌법해석 변경은 헌법에 오점을 남길 것”이라며 “헌법 개정을 당당히 논의해 나가는 것이 정당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와키 마사시 참의원 간사장도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을 통해 무엇을 추구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낙관론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