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계적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 “관객들 3분 안에 극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고 싶어”
입력 2014-03-19 02:48
일본의 세계적인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79·사진)가 연극 ‘무사시’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2011년 셰익스피어의 작품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로 호평받은 지 3년 만이다.
그는 18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극이 사회에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필사적으로 열심히 만들었으니 입구에 서 있지 말고 꼭 연극 안의 세계로 들어와 재미있게 봐 달라”고 말했다. 급속도로 한·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일본적인 색채가 강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게 된 탓인지 그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더 긴장된다”고 했다.
작품은 17세기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 미야모토 무사시와 라이벌 사사키 고지로의 최후의 결투를 다룬다. 일본의 국민 극작가로 불리는 이노우에 히사시가 대본을 썼다. 그는 “살인을 통해 ‘무사’라는 명성을 얻은 두 사람의 쓸데없는 살인을 민중이 막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며 “무술 연습 장면이 댄스 장면으로 바뀌는 등 희극적인 요소가 많아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반 3분 안에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연출로 유명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연극의 세계에 빠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불만스러웠다”며 “연극을 보러 오는 다양한 사람들, 가령 직장을 마치거나 연애를 하다 오는 다양한 이들이 3분 안에 모든 것을 잊고 극의 세계에 빠져들어 즐기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극에서도 초반 3분, 특별히 대나무란 소재를 활용해 신경 써서 연출했다”며 “1분까진 몰라도 2분 넘게 지각해선 안 된다”며 웃었다.
작품의 주인공은 영화 ‘데스노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등으로 국내에서도 상당한 팬을 가진 배우 후지와라 다쓰야와 차세대 청춘스타로 불리는 미조바타 준페이가 맡았다. 후지와라는 니나가와 연출이 15세 때 발탁한 배우로, 니나가와의 연극에서 수차례 주연을 맡았다. 그는 “후지와라는 압축적이고 시적인 대사를 잘 표현해낸다”며 “연극이라는 병에 걸려 고등학교도 가지 않았는데, 그건 내 책임이 아니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연극 ‘무사시’ 공연은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