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희생자 부모 장학금 2억 기탁… 故 고혜륜양 보상금 전달

입력 2014-03-18 01:43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로 목숨을 잃은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의 부모가 보상금을 이 대학 장학금과 약소국의 교육인프라 개선 지원금으로 내놓았다.

17일 부산외국어대학교에 따르면 붕괴사고로 숨진 고(故) 고혜륜(18·아랍어과)양의 아버지 고계석(49)씨 부부가 지난 14일 오후 학교를 방문해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2억원을 전달했다.

고씨 부부는 딸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대학 졸업 후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는 소원이 적힌 노트를 발견하고 장학금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고씨 부부는 “평생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져보지 못한 큰돈을 딸의 죽음에 대한 보상금으로 받았는데 혜륜이를 생각하면 허투루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부유하지 않은 살림인데도 선뜻 거액을 기부한 유족의 뜻에 많은 사람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부산외대 측은 ‘혜륜이 장학금’을 만들어 성적 상위 10%의 학생과 교수 추천 학생 등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고씨 부부는 학교 장학금 기부액을 제외한 나머지는 호주 북동쪽의 섬나라 바누아투 공화국의 유치원 건립 등 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참사 발생 다음 날 고씨 가족이 다니던 교회에 바누아투 교민들이 방문한 게 인연이 됐다. 고씨는 “바누아투의 교육 인프라가 열악해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