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1000만 마리 이상 살처분했는데… 농식품부 “수급문제 없다?”

입력 2014-03-18 02:04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가금류 살처분 규모가 연일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수급 문제에 대한 우려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이번 AI 사태로 인해 닭 오리 등 가금류 1093만 마리를 살처분했다고 밝혔다. 1020만 마리가 살처분돼 사상 최대 규모였던 2008년 4∼5월 3차 발병보다 70만 마리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AI 사태로 수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전체 사육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사육되는 가금류는 지난해 말 기준 1억6250만 마리에 이른다. 씨닭을 포함한 육계는 8651만3000마리, 달걀을 낳는 산란계는 6482만4000마리, 오리는 1116만1000마리 규모다.

사육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살처분 비율은 육계 4.7%, 산란계 6.5%, 오리 23.9% 수준에 그친다. 게다가 지난해 말 육계 사육 규모가 2012년에 비해 1.2%, 산란계는 5.7% 늘어난 점도 빠른 회복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닭은 부화에 21일이 걸리고 33일을 더 키우면 출하가 가능하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는 54일이 지나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 산란계는 병아리를 들여와 130∼140일 키우면 달걀을 낳는다.

정부는 “AI 발생 이후 닭·오리고기 소비량은 60∼70% 하락했지만 소비 촉진행사 등으로 최근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최근 소비추세 및 냉동육 재고량을 감안하면 오리고기는 3∼5월에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달걀은 행락철과 부활절이 끼어 있는 4월 중순까지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이후 평균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