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벌 논란’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 결국 사퇴

입력 2014-03-18 02:04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 중 ‘파벌 논란’에 휩싸였던 ‘한국 쇼트트랙 대부’ 전명규(52)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결국 자진사퇴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7일 “전 부회장이 소치올림픽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면서 “평창올림픽 준비 등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인 혁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평창대비 빙상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1987년부터 대표팀 코치로 시작해 2002년까지 감독 등 지도자를 역임하면서 김기훈, 김동성, 김소희, 전이경, 안현수 등을 발굴해 쇼트트랙이 올림픽 효자 종목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부작용도 컸다. 전 부회장이 주도한 이른바 ‘짬짜미(작전)’의 부작용이다. 열악한 환경과 상대적 열세인 체격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선수들의 협주(協走)로 상대 선수들을 견제하는 전술이었다. 그러나 특정 선수의 금메달을 위해 다른 선수가 희생을 해야하는 작전이어서 선수들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전 부회장은 결국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작전’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빙상연맹 부회장에서 물러났다가 2012년 복귀했으나 2년 만에 또 구설수에 올라 부회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빙상연맹은 채환국 부회장, 김관규 전무, 전이경 이사, 이찬희 변호사 등 6명의 빙상전문가로 빙상발전위원회를 구성했다. 빙상발전위원회는 앞으로 조직운영, 선수선발 등 그 동안 빙상연맹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한 최종 혁신안을 다음 달 4일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김재열 빙상연맹 회장은 “빙상발전위원회를 통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짚어보고 적극 개선할 것”이라며 “평창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사업을 앞둔 만큼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