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웅식의 빛으로 치료하는 암] 암세포만 골라 없애는 광역학치료 대중화의 길
입력 2014-03-18 02:10
광역학 치료기술은 ‘광감각제’라고 불리는 약제와 이 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에 적합한 파장을 발생시키는 레이저 광선을 가지고 약제를 인체에 투입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필요한 부위에 광선을 쬐어 원하는 부위의 치료를 하는 기술이다. 광감각제는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표적 침착돼 빛에 노출 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는 암세포 표적치료의 특성이 있다. 적당한 파장의 레이저와 함께 암세포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항암제와 함께 결합체를 만들거나 수용체나 암특이 항체를 부착하면 원하는 부위에만 작용하므로 이상적으로 암세포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광역학 치료 역사는 갈릴레오와 그의 학생들을 가르쳤던 이탈리아 파도바대학에서부터 유래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다. 광역학 치료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더딘 광역학 치료용 광감각제 개발과 고가의 레이저 발생 장치 때문이었다. 현재까지 주로 1세대 광감각제만 진료에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기술 진보로 다양한 광감각제와 레이저 발생 기술, 빛을 전달하는 기술이 발달돼 광역학 치료의 대중화가 예측된다.
기존 암 치료는 고식적인 방법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인 수술치료는 국소요법으로서 국소적인 경우에는 완치가 가능하나 전신성인 경우는 수술 자체가 어렵다. 어느 정도 이상인 경우 미세전이와 수술 중 암세포 전이를 막을 수 없고 수술 시 마취 영향에 따라 면역능력이 감소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항암치료는 전신요법으로 세포사를 유도하나 어느 정도의 축적이 일어나면 독성으로 인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세 번째인 방사선치료법은 국소요법으로 치료기전에 있어 세포괴사와 세포사를 동시에 일으켜 효과는 좋으나 항암치료와 마차가지로 어느 정도 용량을 넘으면 더 이상 인체에 조사할 수 없다. 반면, 광역학치료는 국소요법으로 개발됐으나 전신요법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전으로는 세포사, 세포괴사와 국소면역작용을 일으킨다. 사용 횟수 제한이 없고 고식적 치료뿐 아니라 대증요법을 통해 증상완화를 이뤄 암 환자 치료와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혀나 성대, 직장 등의 경우 기능을 유지하면서 암을 치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고식적인 방법과 병합해 사용 가능하다.
광감각제는 1∼3세대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개발됐다. 최근 초음파에 반응하는 광감각제까지 개발돼 초음파 조사만으로 암병변을 치유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광감각제는 발생하는 레이저 빛의 파장에 따라 630나노미터를 중심으로 1세대로 분류되며, 대표적인 약물로 포토프린이 있다. 670나노미터를 기준으로 클로린(chlorin e6) 기반의 2세대, 나노와 관련해 파장에 관계없이 3세대 약물이 있다. 레이저 발생 기술은 과거 한 가지 기기가 하나의 파장인 레이저빛을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여러 가지 파장을 가변해 발생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환자 치료에서 광역학 치료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수술, 항암제, 방사선과 병합하거나 이들의 방법을 순차적으로 사용할 경우 좋은 임상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등 가능성을 보여준다. 국소요법으로 개발된 광역학 치료법이 전신요법으로 발전하고 있고, 치료 가능성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각 분야에서 이러한 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여러 곳 있다. 현재 광역학 치료를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여러 규제와 힘든 여건이 있지만, 이와 같은 치료법이 하루속히 대중화돼 많은 사람이 광역학 치료를 통해 암뿐만 아니라 기타 질병도 치료 혜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국제광역학학회 회장 (원광대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