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검진비 10%만 내면 되는데… 국가 암검진, 수검률 40%대 그쳐
입력 2014-03-18 02:04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 암검진 사업이 수검률 미비, 중복검사 등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5년(2009∼2013년)간 암검진 수검률을 보면 2009년 45.3%에서 2010년 47.8%, 2011년 50.1%, 2012년 39.4%로 크게 낮아졌다. 2013년에는 소폭 증가한 42.8%의 수검률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수검 대상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위암’의 수검률은 2009년 41.3%에서 2010년 44.7%, 2011년 47.3%, 2012년 52.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방암’도 2009년 48%에서 2012년 58%, ‘자궁경부암’도 2009년 38.1%에서 2012년 46.1%로 증가 추세에 있다. 반면 ‘대장암’은 2009년 29.2%에서 2010년 34.9%로 증가했지만 2011년 34.8%, 2012년 27%로 2009년보다 더 떨어졌다. ‘간암’ 역시 2009년 41.1%에서 2010년 46.1%로 증가하다 2011년 46%, 2012년 42%로 감소했다.
암검진 사업은 암에 걸리기 전에 환자를 발견해서 향후 암 발생으로 인한 환자의 부담을 절감하고 건보 재정 지출을 줄이는 것이 목적인데 저조한 수검률에 대한 건보공단의 대책은 검진 독려 이외에 특별히 없는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미수검자에 대해 문자·안내문 등을 통해 수검 안내를 재차 하고 있고, 지사별로 수검률 향상을 위한 경쟁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수검율 변화는 미미해 근본적인 개선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국가 암검진은 △위암(40세 이상 남녀, 2년 주기검진, 위내시경 또는 위장조영검사) △유방암(40세 이상 여성, 2년마다 검진, 유방촬영술+의사에 의한 임상진찰 권장) △자궁경부암(30세 이상 여성, 2년마다 검진, 자궁경부세포검사) △대장암(50세 이상 남녀, 1년마다 검진, 분변잠혈반응검사: 이상소견시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 △간암(40세 이상 남녀 중 간경변증이나 B형 간염바이러스 항원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자, 1년마다 검진, 복부초음파검사+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 등 5가지가 시행되고 있는데 검진 신뢰도 등의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장암의 경우 분변잠혈반응검사를 우선 시행하는데 그동안 정확도가 낮을 수 있다는 단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피검자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잠혈이 검출되면 추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야 하고, 용종과 악성종양 의심병변을 관찰해 의심되는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해 확진하는 과정이 더 필요해 시간, 비용의 불편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문제는 건보공단이 암 환자에게도 국가암검진을 안내하고 있다는 것인데 암 환자의 경우 상태 확인을 위해 정기검진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국가 암검진을 또 받을 경우 비용이 중복 지출될 수 있다.
국가 암검진은 수검자가 무료 또는 검진비의 10% 이내만 부담하고 검진할 수 있어 국민으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고, 검진을 통해 암이 발견되면 의료비도 지원해주는 좋은 제도이다. 이 때문에 보다 수검률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