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共 ‘러’ 귀속투표 강행] 크림공화국 투표 강행 왜… 주민 60%가 러시아계, 우크라 정부 반감

입력 2014-03-17 02:31

크림자치공화국은 왜 우크라이나로부터 결별하려는 주민투표를 강행하게 됐을까.

우크라이나 남쪽 끝에 있는 크림공화국은 넓이가 2만5600㎢로 강원도(2만569㎢)보다 조금 더 크다. 흑해에 면해 있고 비옥한 농토를 지닌 곳이어서 지정학적으로 주변국들이 중시해온 곳이다. 19세기 중반에는 러시아 제국의 남하 정책에 맞서 오스만 제국, 영국, 프랑스 등 연합이 벌인 ‘크림전쟁’의 핵심 전장이 되기도 했다. 러시아 땅이었던 이곳이 우크라이나로 넘어간 것은 1954년이다.

1991년 소련 붕괴 후 이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남느냐 아니면 러시아와 합병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지만 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속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크림공화국 주민 197만명 중 러시아계가 60%다. 친러 성향이 짙은 만큼 최근 친러파 정권을 내쫓고 집권한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반감이 커지면서 ‘러시아 재편입’을 원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여기에 날씨가 온화해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不凍港)이 아쉬운 러시아에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 러시아는 크림공화국 남부 항구도시인 세바스토폴에 230년간 자국 흑해함대를 주둔시켜왔다. 이곳은 터키 북부를 마주하고 있고 지중해와 이어져 중동이나 발칸반도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