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넣고 약칭은 安에 양보… ‘새정치민주연합’ 당명 확정
입력 2014-03-17 03:31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은 16일 두 세력을 통합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6·4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신당 창당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당 약칭은 새정치연합이다. 신당은 오는 2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등록하고, 곧 민주당과 합당대회를 열어 이달 내에 통합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김·안 쌍두마차로…“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발기인대회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 의원은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에 선출됐다. 두 사람은 지난 2일 깜짝 통합을 선언한 지 2주 만에 신당을 띄우는 데 성공했다. 행사는 참석자들을 원형으로 배치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의 창당발기는 2017년 정권교체로 향하는 대장정의 출발 선언”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새 정치는 국민을 두려워하고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정치”라며 “먼저 버리고 내려놓자. 과감히 바꾸자”고 강조했다.
신당 발기인으로는 민주당에서 324명, 새정치연합에서 355명 등 모두 679명이 참여했다. 무소속 박주선 강동원 의원도 발기인으로 합류해 신당 의석수는 130석이다.
이들은 창당발기 취지문에서 “격차의 악순환을 해소하고, 성찰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아우르는 강하고 매력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창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적 시장경제, 민생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추진 및 평화통일 준비 등을 명시했다. 다만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을 통해 우리 실정에 맞는 복지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혀 민주당의 정강정책에 규정된 ‘보편적 복지’ 기조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17일 독자 신당을 추진하면서 새정치연합의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다. 때문에 그는 한 달 만에 두 차례 창당 발기인대회를 치르고, 두 차례 창당준비위원장을 맡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살아남은 ‘민주’, 양대 정당이 ‘새’자로 시작=‘민주’라는 당명은 명맥을 잇게 됐다. 새누리당과 함께 양대 정당이 모두 ‘새’자로 시작하는 기록도 남겼다.
당초 당명은 새정치국민연합이 유력했다. 국민들이 공모한 명칭은 새정치민주연합(안 의원 측)과 새정치민주당(민주당 측)이 각각 많았다. 하지만 안 의원 측이 ‘민주’라는 명칭을 빼길 원했고, 새정치국민연합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와 유사해 민주당이 수용할 의사가 있었다. 그러나 이미 ‘새정치 국민의 당’이라는 정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돼 있어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최종 확정됐다. 당명에 ‘민주’를 포함시키는 대신 약칭은 ‘새정치연합’으로 정해 서로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신당 색깔은 바다파랑(씨블루)을 결정했다. 미래·신뢰·책임·희망·평화의 뜻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소금과 같은 맑고 깨끗한 새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은 물론 새 정치의 시작, 87년 체제의 극복이라는 정치적 이념과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우원식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바다는 소금이 들어 있어 썩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다가 썩지 않듯이 바다색을 쓴 새 정치도 썩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담긴 것이다.
엄기영 정건희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