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한 달… 수사 속도 못내 피해자 고통 계속

입력 2014-03-16 16:39

[쿠키 사회] 지난달 17일 138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경찰의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 사고 피해자들 역시 당시의 고통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6일 경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수사본부는 최근까지 사고 관련자 100여명을 소환 조사하고 관련 업체 5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체육관 건축허가가 공문서 변조에 의한 불법이라는 점, 체육관이 설계·시공·감리 상에 문제가 많은 부실공사로 건립된 점, 리조트 측이 지붕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밝혀냈다.

하지만 수사는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명확한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기 위해 붕괴 원인이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입장이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강구조학회의 정밀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설계, 시공, 감리, 리조트 관계자에 대한 사법처리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공문서를 변조해 체육관 건축허가를 받은 혐의로 마우나오션개발 개발팀장 오모(4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되는 등 명확한 붕괴 원인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등에 감정 결과를 재촉하고 있지만 신중을 기하는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우리도 답답하다”고 밝혔다.

체육관 붕괴사고의 직·간접적 피해자들의 고통도 계속되고 있다. 피해 학생들은 사고가 일어난 지 한달이나 됐지만 여전히 병원치료를 받고 있거나 불안증세 등에 시달리고 있다.

사고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장연우(19)양은 울산대병원에서 8차례 수술을 받고난 뒤 지난 13일 서울의 병원으로 옮겨졌다. 장양은 대퇴부와 다리 관절·뼈가 완전히 부러졌고 조직·세포가 부분적으로 괴사해 계속 힘든 수술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장양을 포함해 아직 9명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또 부산시 재난심리안전센터에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다녀갔다. 학생들은 불면증, 불안, 공포 등을 호소하고 있다.

경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