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암석 2개 모두 '운석' 맞다… 해외 운석사냥꾼 등장
입력 2014-03-16 16:37
[쿠키 사회] 경남 진주에서 발견된 두 개의 암석이 모두 운석(隕石)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운석이 발견된 것은 1943년 전남 고흥군 두원면에서 발견된 운석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지난 10일 경남 진주시 대곡면과 11일 미천면에서 잇따라 발견된 두 개의 암석을 광학현미경 및 전자현미경으로 1차 분석한 결과 운석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암석학적 특징의 유사성 및 발견 위치를 감안할 때 두 운석은 대기권(진주 상공)에서 분리된 후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극지연구소 1차 분석결과 두 운석은 콘드라이트(Chondrite·구립운석) 중 오디너리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로 분류됐다. 오디너리 콘드라이트는 다시 금속 함량에 따라 H-그룹, L-그룹, LL-그룹으로 분류된다. 두 운석은 이 중 금속 함량이 높은 H-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 운석은 현재 극지연구소에서 보관 중이다. 발견자와의 합의를 통해 운석 일부를 절단한 후 극지연구소 극지지구시스템연구부와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에서 추가적인 세부 분류작업을 진행 중이다.
진주에는 운석을 노린 ‘국제 운석 사냥꾼’도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학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첫 번째 운석을 파프리카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발견한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강원기(57)씨의 비닐하우스에 15일 오전 10시쯤 40대 미국인이 찾아와 ‘로버트(Robert)’라는 이름과 ‘운석 사냥꾼(Meteorite Hunter)’ ‘사고, 팔고, 교환한다(Buy, Sell, Trade)’라는 문구가 적힌 명함을 남겼다.
강씨는 진주교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를 통해 운석을 외국으로 반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소장은 “이번 발견된 운석이 국제 사냥꾼에게 넘어가면 우리나라의 중요한 연구자료가 해외로 유출된다”며 “이러한 유출을 막기 위한 관련 법규가 없다면 엄격한 검역 등 자연물에 대한 통관절차를 강화해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진주에서 잇달아 발견된 암석이 운석으로 공식 발표됨에 따라 진주 운석의 해외 반출을 막기 위한 보존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진주 일대에는 주말과 휴일인 15, 16일 혹시 있을지도 모를 또 다른 운석을 찾으려는 외지인들의 방문도 잇따랐다.
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