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브리핑] 크림반도 주민투표, 증시 변곡점으로
입력 2014-03-17 02:15
중국 경제의 둔화 우려에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2.7% 이상 급락하는 등 국내외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이번 주에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크림반도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미국과 중국의 경기 동향 등으로 금융시장은 변동성 높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우크라이나 크림자치정부에서 러시아로의 귀속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가 16일(현지시간) 치러졌다. 러시아는 크림의 독립 선언이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 국가들은 주민투표가 불법이라며 러시아의 크림 병합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나 타협을 통한 사태 해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DB대우증권 이정민 연구원은 16일 “크림자치공화국의 주민투표가 (이번 주 증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투표 이후에도 주변국 간 타협이 성사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월 정례 회의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18∼19일 열릴 FOMC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의장이 주재하는 첫 회의다. 시장은 이전 회의와 마찬가지로 자산매입 규모가 추가로 100억 달러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6, 8, 12월 세 차례 국내 주식시장에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부각돼 내성이 생긴 만큼 증시에 큰 악재로 부상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FOMC 정례 회의 이후 열릴 기자회견에서 옐런 의장은 최근 효용성이 낮아진 실업률 지침 등 일부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를 수정한다면 조기 긴축정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줄어 국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 재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내내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던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는 한동안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관련해 막연히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을 갖는 것보다 오는 24일 발표되는 HSBC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 등 3월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선 19일 열리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주목거리다. 이 후보자의 통화정책 방향성과 관련한 답변 내용에 따라 일부 금리 변동 등 채권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