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포웰 26점 폭발… 전자랜드, KT 대파

입력 2014-03-15 03:14

인천 전자랜드 주장 리카르도 포웰(31)은 지난 13일 첫 아이를 얻었다. 하지만 아내 티아의 곁을 지키지 못했다. 팀이 6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를 치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아내가 출산하면 꼭 곁을 지키고 싶어 하는데 포웰이 미국에 가지 않고 경기를 뛰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전 전광판을 통해 아내가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불끈 힘을 낸 포웰은 코트를 펄펄 날아다니며 26점을 쓸어 담았다. 포웰 덕분에 1패 후 1승을 챙긴 유 감독은 경기 후 포웰의 등을 두드렸다.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부산 KT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PO 2차전. 전자랜드는 포웰의 맹활약과 끈끈한 수비에 힘입어 79대 62로 크게 이겼다. 1승1패를 기록한 양 팀은 1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경기 초반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어느 쪽도 경기 주도권을 틀어쥐지 못했다. 1쿼터 스코어는 18-17로 전자랜드의 1점 차 리드였다. 2쿼터 들어 경기는 전자랜드 쪽으로 살짝 기울었다. “지면 끝장”이라며 전자랜드 선수들은 악착같은 수비로 KT의 공세를 막아냈다. 수비가 좋으니 공격도 잘 풀렸다. 전자랜드는 2쿼터에서만 7득점을 올린 정병국의 활약에 힘입어 39-32로 7점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승기가 전자랜드 쪽으로 기운 건 3쿼터 중반이었다. 전자랜드는 포웰의 연속 득점과 찰스 로드(19점)의 자유투로 3쿼터 종료 4분24초를 남기고 51-38까지 달아났다. 3쿼터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63-44까지 벌어져 있었다. KT가 뒤집기엔 너무 큰 점수 차였다.

경기 후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와 함께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온 포웰은 “승리해서 기쁘다. 딸을 얻어 동기 부여가 많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유 감독은 경기 후 “한 발 더 뛰는 기본적인 수비가 잘 됐다”며 “포웰과 로드가 다득점을 해 줘 쉽게 이길 수 있었다. 국내 선수들도 공격에서 더 성장해야 하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