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어디로… 합병 투표 이틀 앞으로
입력 2014-03-15 04:26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합병 주민투표를 이틀 앞두고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추가 병력을 파견하자 서방은 더 강력한 제재를 경고하며 맞섰다.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되면 러시아가 ‘제로 성장’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러시아 공보실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맞닿아 있는 남서부 로스토프스카야주 등 세 곳에서 비상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포 등 중화기와 공격용 헬기, 군사 1만여명을 동원해 이동 배치 훈련과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와는 별도로 크림자치공화국 세바스토폴항에는 14일 오전 러시아군의 대형 수송함이 도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대형 수송함에서 최소 1대 이상의 장갑차와 군용 트럭, 병력이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에는 세바스토폴항에서 15㎞ 떨어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 번호판을 단 100여대의 전차와 군용 트럭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서방 측 태도도 강경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이런 도발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에 대해 “정치·경제적으로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07년부터 진행해 왔던 러시아의 회원 가입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알렉세이 쿠드린 전 러시아 재무장관은 서방이 러시아에 본격 제재를 가할 경우 한 분기에 약 500억 달러(약 53조6400억원)의 자금이 러시아를 이탈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 성장률이 지난해 말 예상치인 2.5%보다 훨씬 떨어져 1% 또는 제로 성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친러 시위대와 반러 시위대가 충돌해 22세 청년이 숨지고 16명이 부상당했다. 러시아가 크림공화국을 장악한 이후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반러 시위대 1000명가량이 러시아의 크림공화국 장악을 규탄하며 거리 행진을 벌이자 친러 시위대 2000명 정도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이들을 공격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