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AI 감염 국내 첫 사례… 인체 발병 우려
입력 2014-03-15 03:08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개에 감염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다섯 차례 AI 발병 사태 중 처음으로 조류 이외의 포유동물이 AI에 감염돼 인체 감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정부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4일 충남 천안 풍세면 AI 발생 농장에서 기르던 진돗개 3마리 가운데 1마리에서 지난 11일 H5 항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항체가 검출된 개는 AI 증상은 없어 질병상 감염상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다른 2마리에서는 항원 및 항체가 없어 개 사이에서 접촉에 의한 전파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AI에 감염된 산란계 농장의 주인이 죽은 닭을 개에게 먹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주이석 동물방역부장은 “개를 접촉해 AI에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일반 농가나 가정에서 개에 의한 AI 감염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주 부장은 “감염된 폐사축을 (개에게) 지속적으로 먹이면 (감염되는) 케이스가 있지만 일반적인 식생활로는 사람이 먹어서는 감염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AI 발생 농가 3㎞ 이내이거나 임상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난 농가는 모두 살처분 조치를 하기 때문에 AI에 감염된 육류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없다는 게 농식품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개에게 감염된 이번 사례로 미뤄 축산 종사자 등 인체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 12월 이후 지난해 말까지 동남아를 중심으로 고병원성 AI에 648명이 감염돼 384명이 사망했다. 이들은 대부분 감염된 닭·오리를 도축했거나 싸움닭을 취급하는 등 닭이나 오리와 빈번하게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H5N1형 AI가 국내에 발생했던 2003년 방역 작업 참가자 등 10명이 무증상 감염 현상을 나타낸 적이 있다. 그러나 급성호흡기 증상 등을 나타내지 않아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하는 인체 감염 기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부는 인체 감염 여부에 대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면서도 농장 관계자 등에 대한 시료를 채취해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