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배당금 80%·이사 성과보수 한도 100억 ‘쑥’
입력 2014-03-15 03:11
116개 국내 상장회사가 14일 일제히 주주총회를 가졌다. 이사진에 주어지는 보수 한도와 업체별 배당금은 지난해 실적에 따라 증감이 엇갈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은 기존 경영진을 유지했다. 오너 가문의 3세 경영인에게 확고한 법적 지위를 부여하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기반을 다진 기업도 있었다.
◇삼성전자 사내이사 보수 84억원=지난해 매출 229조원, 영업이익 37조원으로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는 이사 보수 한도를 일반 보수 300억원, 장기 성과보수 180억원 등 총 480억원으로 확정했다. 일반 보수는 전년과 같지만 3년에 걸쳐 지급하는 장기 성과보수는 100억원 늘었다. 배당금 역시 전년보다 약 80% 올려 보통주 1주당 1만43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집행한 등기임원 보수는 일반 보수 280억원, 장기 성과보수 59억원 등 총 339억원이었다. 사외이사 보수 3억원을 제외하면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등 사내이사 4명에게 평균 84억원을 지급했다. 애플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수를 공개하는 경영진(5명)의 2012년 평균 연봉이 5920만 달러(667억원·2012년 평균 환율 기준)로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임원 평균의 7.9배에 달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현대차는 등기임원 보수 한도를 150억원에서 동결했다.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에게 최대로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7억원을 실제 집행했다.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1950원으로 지난해와 배당률이 같다. LG전자도 등기이사 7명에 대한 보수 한도를 지난해와 같은 45억원에 묶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경영진은 변동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권 부회장, 윤 사장, 신 사장의 ‘3톱 경영체제’를 고수했다. 이번에도 이건희 회장과 장남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등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재선임됐고, 아들 정의선 부회장도 계열사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지위를 다시 승인 받았다. 다만 정 회장은 현대제철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재계에서는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 부회장의 입지 강화로 해석했다.
LG전자는 임기가 만료된 오너 경영인 구본준 부회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도현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해 복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정 사장의 권한을 확대해 회사 전반의 재무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가에서 유일하게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맡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재선임됐다. 이 사장은 “올해를 성장과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울한 증권사=대만 위안다(元大) 증권으로 인수가 확정된 동양증권은 위안다 증권에 대한 1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결정했다. 임원 보수 한도를 7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사외이사 수도 5명에서 3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대증권은 계속된 적자 등을 감안해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 7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축소하고, 임원 퇴직 시 퇴직금과 별도로 지급하는 위로금을 폐지키로 했다. 대신증권 주총에서는 우리사주 의결권 64만주(1.2%)를 위임받은 노동조합이 대신증권 배당, 이사 보수 한도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진통을 겪기도 했다.
노용택 조민영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