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시장 ‘빅매치’ 점화… 김황식 “출발 늦었지만 역전 안타 칠 것”
입력 2014-03-15 03:17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4일 “출마는 늦었지만 역전 굿바이히트를 치겠다”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승리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전 총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류를 마치고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황에 따라 희생번트가 되더라도 당의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을 여당이 해야 박근혜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며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김 전 총리는 또 “서울시민과 당원의 심판을 받아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본선에 나갈 때 서울시장 자리를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제가 나서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본선 경쟁자인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해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서울시 행정을 시민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서울의 미래보다 현재의 문제 해결에 너무 관심을 둔다”고 평가했다.
경선 경쟁 상대인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을 향해서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지는 노련미도 보였다. 정 의원에 대해 “잘 생기고 7선 의원의 경력에 축구를 통해서 국민 사기를 드높였고, 부러운 것은 아니지만 돈도 많으시다”고 묘사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곧이어 “모든 면에서 훌륭하지만 다양한 국정경험, 행정경험을 쌓은 저하고 경쟁에서는 시민과 당원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대의 약점인 주식 백지신탁 문제를 부각시키고, 감사원장·국무총리 등을 역임한 안정감을 바탕으로 승부수를 걸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선거운동의 출발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정 경험을 다양하게 했기 때문에 시민, 당원들에게 잘 설명하면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 주류가 밀고 있다는 이른바 ‘박심(朴心)’ 논란도 일축했다. 그는 “저의 경험과 경륜으로 서울시를 위해 봉사·헌신하는 것이 어떠냐는 권고가 있던 차에 당으로부터 경선 참여를 부탁받고 고민해서 결정한 것이지, 누구의, 특히 ‘박심’에 의존해 나서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총리가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이미 출마선언을 한 정몽준 의원,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함께 6·4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빅 매치’ 3파전도 본격 점화됐다. 불꽃 경쟁은 서울시장 후보 경선일인 4월 25일까지 6주 동안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초반 판세는 레이스에 먼저 뛰어들었고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정 의원이 리드하고, 김 전 총리가 뒤를 추격하는 구도다.
정 의원 측은 레이스에 막 합류한 김 전 총리에게도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정 의원은 서울·경기·부산에 한해 치러지는 지역별 순회경선이 조직 동원을 가능케 해 친박(친박근혜)이 지지하는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경선 일정을 확정했다. 광역단체장 경선 일정은 4월 10일 제주도 경선으로 시작해 같은 달 25일 서울시 경선으로 끝을 맺게 된다.
유동근, 인천공항=김동우 기자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