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호의 요절복통 (要節福通)] 신종 보이스 피싱

입력 2014-03-15 02:04


오늘의 요절(히 11:16)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을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

1970년대만 해도 전화 예절이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큰 관심이었다. 상대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수화기를 ‘철컥’ 내려놓는다든가 또는 상대가 누군지 확인도 하기 전에 일단 반말로 통화를 거칠게 시작하는 게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다. 너무 친절한 전화를 일단 경계하고 의심해야 되는 시대가 왔다. 어떤 사이비 교주가 선량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돈벌이할 게 없을까 궁리 끝에 이런 벽보를 기도실 현관문에다 붙여 놨다.

벽보: 천국으로 통화 가능!

교주: (녹음 테이프)내가 과연 천국 갈 수 있나 궁금하신 분들, 전화해 보면 미리 알 수 있습니다. 한 통화에 100만원!

시민: (100만원 내고 통화 시도)저도 천국 갈 수 있나요?

전화: 예(‘철컥’ 전화 끊는 소리).

시민: 와! 갈수 있단다. 할렐루야! 근데 통화가 너무 짧네요.

교주: 원래 천국은 말이 필요 없죠.‘예, 아니오’만 대답합니다.

(지나가던 목사님이 어처구니가 없어 호통을 친다)

목사: 에이 사기꾼아! 전화 한 통에 100만원이 말이나 돼?

교주: 우주 통신전화 요금이라 저도 남는 게 없습니다.

목사: (몰려들어 줄 서 있는 시민들에게)여러분! 천국과 통화하실 분 우리 교회로 갑시다. 무료 서비스입니다.

시민: 어떻게 무료 서비스가 가능하죠?

목사: 하나님이 세운 진짜 교회는 천국하고 통화할 때 구내전화를 사용하거든요.

일동: 구내전화?!?!?!?!*&^%$#

전영호의 福으로 通하는 생각

지금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명단을 확인한 뒤 곧 회개하라. 내게 유익되는 인맥은 넘치는데 하나님이 보살피라는 사람들의 번호는 어찌 다 옛날 것인가?

<개그작가·유머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