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 미국지점 '자금부족'으로 영업정지… 국내보험사 외국서 정지당한 것은 처음
입력 2014-03-14 03:20 수정 2014-03-14 09:46
LIG손해보험 미국지점이 자금 부족으로 미 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를 당했다. 국내 보험사의 외국 지점이 영업정지를 당하기는 처음이다.
13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 뉴욕 금융감독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LIG손보 미국지점의 지급여력비율(RBC)이 18.9%, 자본금은 500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4월 3일까지 영업을 정지키로 한다고 지난 7일 통보했다. 최근 LIG 지점은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준비금 3700만 달러(395억6000만원)를 추가 적립하면서 약 3570만 달러(381억7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IBNR이란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했으나 아직 보험회사에 청구되지 않은 사고에 대비해 쌓아놓는 보험금 추정액을 말한다.
LIG손보 지점은 뉴저지의 중소업체들에 판매한 보험의 원수보험료가 2011년 7000만 달러(748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억6300만 달러(1743억원)로 대폭 늘자 보험금 청구가 증가할 위험이 크다는 현지 회계법인의 평가에 준비금을 늘렸다. 법인 자본금으로 준비금을 급히 충당하면서 RBC가 급감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부 회계법인이 보수적인 관점에서 훨씬 많은 돈을 적립하도록 지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LIG손보는 미국지점에 영업기금 4500만 달러(481억1000만원)를 긴급 송금, 이번 주 초 기존 계약 갱신 부분에 대한 영업정지는 해제됐다. LIG손보 관계자는 “14일 중으로 뉴욕주 금융감독청과 협의해 이른 시일 내 신규계약 부분 영업정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