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가수반 김영남 대의원 탈락 가능성
입력 2014-03-14 01:31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사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최근 새로 선출된 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경우 대의원 선거 후 북한에서 지도부 개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13일 “김 상임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탈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영남이 이전에는 다른 구역에서 나왔다”면서 “55호 은하선거구가 과학원 선거구이기 때문에 동명이인의 과학 관계자가 선출됐을 가능성이 있어서 4월초로 예상되는 1차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탈락 여부를 지켜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1998년 헌법 개정 때 우리의 국회의장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직을 신설하고 김 상임위원장을 국가수반으로 지정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대의원에서 탈락했다면 국가수반 직에서도 물러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대표하는 것”이라며 “대의원에서 제외되면 당연히 상임위원장 직을 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물러날 경우 201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8인 중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기남 당 비서만 현직에 남게 된다. 따라서 최 의장이 김 상임위원장의 직을 물려받아 명목상 국가수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보당국은 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에 대해서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탈락 가능성이 크다”며 “김 제1비서와 갈등을 빚었거나 스스로 사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노동당 개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노동당의 중요 노선과 방향을 결정하는 중추기관인 정치국의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 정치국은 2012년 4월 열린 제4차 당 대표자회의에서 구성된 것으로 지난 2년간 급변한 권력지형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당 정치국 위원 중 장성택은 이미 처형됐고 현철해 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과 이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은 대의원에서 빠졌다. 후보위원 중에서 문경덕 당 비서, 이병삼 인민내무군 정치국장, 현영철 전 군총참모장 등은 대의원에 당선되지 못했다. 따라서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과 이영길 군 총참모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김수길 군총정치국 부국장 등 군부 신(新)실세들이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위원에 오를 것으로 파악된다. 또 장성택 숙청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북관계 기류는 큰 변화 없이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이 연임됐기 때문이다. 원동연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외에 남북경협을 지휘하는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연합회 회장과 인도적 사업을 논의할 강수린 적십자회 중앙위원장도 대의원으로 새로 뽑혔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