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국회의원 후원금 내역] 친박 등 與실세들 대부분 법정한도 채우거나 육박

입력 2014-03-14 03:13


새누리당 내에서 국회의원 후원금은 친박(친박근혜) 등 ‘실세’ 의원들에게 몰렸다. 이들은 대부분 법정한도액인 1억5000만원을 채우거나 한도에 육박하는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공개한 2013년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 현황에 따르면 ‘친박 투톱’ 황우여 대표는 1억4905만원, 최경환 원내대표는 1억4960만원을 모금했다. 홍문종 사무총장은 1억2967만원,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1억5283만원,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1억5098만원을 기록해 주요 당직을 맡은 친박 의원들은 한도를 거의 채웠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1억4991만원을 받았고,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서병수 의원은 1억4994만원을 기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의원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인사들의 모금액은 명암이 엇갈렸다.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냈고 최근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유정복 의원은 1억4167만원, 유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출마를 포기한 이학재 의원은 1억4986만원을 모았다. 반면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시절 ‘항명 파동’을 겪었던 진영 의원은 3638만원에 그쳤다.

유력한 당권 주자인 김무성 의원은 1억5000만원으로 한도를 채웠고, 지난해 10월 보궐선거로 뒤늦게 국회에 입성한 서청원 의원은 두 달 기간 동안 한도의 절반에 가까운 7405만원을 기록했다. 김 의원을 후원한 사람들 중에서는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된 이주영 의원이 5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기록돼 눈길을 끌었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완구 의원은 1억5014만원으로 한도를 조금 넘겼다.

한편 ‘갑(甲)’의 입장인 국회의원이 ‘을(乙)’ 신세인 지방의원과 기초단체장으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익명이나 자영업자 신분으로 기부하는 경우도 있어 실제 후원 사례는 공개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은 지방의원·기초단체장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고쳐져야 할 행태라는 지적이 거듭 제기된다.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의 경우 이한구(대구 수성갑) 의원과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이 각각 박민호 수성구의원과 도재준 대구시의원으로부터 500만원씩을 후원받았다. 김을동(서울 송파구병) 의원은 박춘희 송파구청장과 류수철 서울시의원에게서 500만원씩의 후원금을 받았다. 김희국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으로부터 500만원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정호준(서울 중구) 의원이 김영선 중구의원으로부터 매달 30만원씩 총 360만원을 후원받은 것으로 기록됐다.이 밖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이석형 전 함평군수에게서 4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 전 군수는 6·4지방선거에서 안 의원 측 새정치연합 소속 전남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