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2채 폭발 원인 가스누출 추정… 9·11테러 악몽에 떤 뉴욕
입력 2014-03-14 04:08
미국 뉴욕 맨해튼의 이스트할렘에서 12일(현지시간) 주거용 빌딩 두 채가 가스 누출로 추정되는 폭발로 붕괴되면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했다. 실종자도 최소 5명이나 돼 인명피해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고 과정에서 흰 연기가 자욱하게 뉴욕을 뒤덮는 등 뉴요커들은 다시 한 번 9·11테러의 악몽에 떨어야 했다.
사고는 오전 9시34분쯤 파크 애비뉴와 116번가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5층짜리 주거용 빌딩이 폭발과 함께 붕괴되면서 일어났다. 빌딩은 아파트와 교회, 피아노 가게 등이 입주해 있다.
AP통신 등은 “부상자 중 2명은 생명이 우려될 정도”라고 전했다. 소방 당국은 무너진 빌딩 잔해에서 매몰자가 추가로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가스 누출에 따른 사고로 보인다”면서 “사고 빌딩에 가스를 공급하는 업체인 콘솔리데이티드 에디슨이 폭발 19분 전인 오전 9시15분쯤 신고를 받고 관계자들을 현장에 보냈지만 이들이 도착하기 전에 참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방 당국도 사고 직전 3차례 화재경보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제니퍼 샐라스 등 몇몇 주민들은 “이전에도 가스 냄새가 났으며, 11일 밤에는 더 심해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무너진 두 건물은 모두 지은 지 100년 이상된 곳인 데다 한 곳은 안전검사에서 위험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두 건물 모두 1910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1646 파크 애비뉴’ 건물은 뉴욕시 당국이 2008년 외벽에 금이 간 것 등을 이유로 “심각한 안전 위험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전했다. 뉴욕시는 건물주에게 벌금을 부과했지만 이후 건물주가 수리를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이번 폭발이 낙후된 인프라 때문에 발생했는지 여부와 함께 과거 시당국의 안전조사나 건물관리가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