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 “실종機 레이더 사라진 후에도 4시간 더 운행했을 가능성”
입력 2014-03-14 04:11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이 관제탑 레이더에서 사라진 후 4시간 동안 더 운항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사고 조사관 등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조사단은 여객기가 8일 오전 1시30분 관제탑 레이더에서 사라진 후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4시간가량 더 운항해 총 5시간을 비행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단은 여객기 엔진이 관제탑에 자동으로 송신하는 엔진 기록을 분석해 이 같은 의심을 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속도 등을 고려하면 인도양의 파키스탄 인근이나 심지어 아라비아해 근처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실종 여객기의 잔해로 보이는 파편 3개가 중국 인공위성에 의해 발견됐다. 중국 국가국방과학기술공업국은 12일 홈페이지에 지난 9일 오전 11시쯤 포착된 위성사진 3장을 공개하며 “사건 해역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사고기 잔해로 보이는 부유물 3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상에 떠 있는 잔해 물질의 크기는 각각 13×18m, 14×19m, 24×22m로, 이들 물질은 베트남 남부와 말레이시아 동부 사이 해상에서 발견됐다. 이곳은 여객기가 실종된 뒤 최초 수색작업이 이뤄진 해역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측은 이 같은 정황들에 대해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히샤무딘 후세인 교통부 장관은 “사고기가 연락 두절된 뒤 더 날았다는 보도는 잘못됐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추정 물체를 발견했다는 발표와 관련해서도 “해당 기관이 실수로 공개한 것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해당 구역도 수색을 실시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화염에 휩싸인 항공기를 봤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남중국해 석유시추시설에 근무하는 뉴질랜드인 마이크 매케이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당국에 이메일을 보내 “사고기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에 한 덩어리로 불에 타는 비행기를 보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정찰 위성은 실종된 여객기가 공중 폭발했다는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베트남과 중국 등에 수색 대상 지역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주술사를 불러 사고기를 찾는 등 안일한 대처로 뭇매를 맞고 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