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우면산 산사태는 '天災+대비 부족'… 최종보고서에 유족 반발
입력 2014-03-13 17:21
[쿠키 사회]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는 집중호우와 약한 지질 등 ‘천재(天災)’ 요소에 ‘대비 부족’이 결합해 발생했다는 내용의 조사결과를 서울연구원이 내놨다.
천재에만 초점을 맞춘 1차 조사결과와 달리 2차 보고서는 인재(人災) 요소를 일부 시인했지만 유족 측은 자신들과 합의 없이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13일 우면산 사사태가 천재와 인재가 결합돼 발생했다는 내용의 2차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종보고서는 2011년 7월 27일 오전 7시40분쯤부터 오전 9시 사이에 우면산 전역 150곳에서 산사태가 산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역별 강우빈도는 ‘5~107년’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강우빈도를 ‘최대 120년’으로 추정한 대한토목학회의 2012년 12월 보고서와 비교하면 강우빈도가 약간 줄어든 것이다. ‘강우빈도 120년’은 120년 만에 한번 꼴로 있을 수 있는 강우량이라는 뜻이다.
보고서는 또 우면산의 지질이 편마암과 토사가 쌓인 붕적층(崩積層) 등으로 이뤄져 산사태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공군부대와 서초터널 발파, 등산로 등 인공시설물의 영향 등은 ‘미미하거나 양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기존 결론이 대부분 유지됐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산사태 발생이 예측 가능했고 1년 전 중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 때 덕우암 지구와 공군부대를 포함한 우면산 전 지역에 산사태 대책을 강구했다면 인명손실과 재산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의 최종 결과를 발표했지만 유가족들은 유족의견 수렴 미흡, 주민대토론회 약속 불이행, 조사의 내용과 절차상 문제 등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유족들이 제기한 7건의 소송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