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우성씨 ‘유가강’으로 호칭 왜?

입력 2014-03-13 02:34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위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이 12일 사건 당사자 유우성(34)씨를 ‘유가강’이라는 유씨의 예전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윤 검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가강씨는 참고인 조사를 안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돌아갔다”며 증거 위조 의혹 제기 이후 처음으로 ‘유가강’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렸다. 윤 검사장은 ‘유씨를 유가강이라고 부른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수사팀 입장에서는 정확한 이름을 쓰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그보다 앞서 간담회 공지를 위해 수사팀 차원에서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유씨의 이름이 ‘류저우강’(유가강의 중국식 발음)이라고 표현됐다. 수사팀은 이전까지 ‘유우성’이라는 이름을 써왔고, 1심 재판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재판이 진행됐다.

수사팀의 호칭 변화는 유씨에 대한 1심 판결 중 유죄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씨는 1심 재판에서 간첩 혐의는 모두 무죄를 받았지만 중국 화교 신분을 숨기고 탈북자로 위장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것이 위법이기 때문에 국적 취득 이후 개명한 이름으로 부를 수 없다고 수사팀이 판단했을 수 있다. 유씨는 2004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후 유광일, 유우성으로 두 차례 개명했다. 수사팀이 유씨가 국내법의 보호가 필요한 한국 사람이 아니라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사람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싶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씨 측 변호인은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갔을 때는 ‘유우성씨’라고 불렀다”며 “수사팀이 왜 그렇게 호칭을 다르게 쓰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