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아파트 봇물… 전국 4만7000가구
입력 2014-03-13 01:35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규 분양 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재개발 아파트 분양이 활짝 피고 있다. 부동산114는 올해 분양 예정인 재개발 물량이 전국에서 4만7000가구에 이를 것이라고 12일 예상했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의 재개발 분양 물량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전국 재개발 분양 예정 물량 중 2만4900가구가 서울에서 공급이 예정돼있다. 지난해 분양 물량과 비교했을 때 70% 넘게 늘어난 수치다.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텐즈힐, 종로구 돈의문뉴타운 1구역을 재개발한 경희궁자이 등이 연내 분양을 계획 중이다. 두 구역 모두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로 일반 분양 물량도 각각 1000가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왕십리뉴타운은 사업면적 33만7000㎡, 총가구수 5000가구 규모로 사업 완료 시 1만4000여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매머드급 뉴타운이다. 이 가운데 3구역은 SK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이 왕십리뉴타운 중 가장 많은 2789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일반 분양은 1417가구로 전망된다. 조합원 분양 물량은 7월에 공급되고, 일반분양은 9월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돈의문뉴타운은 경희궁 서쪽에 위치해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과 5호선 서대문역을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단지다. 강북 삼성병원과 적십자 병원을 접하고 있는 도심 최대 아파트 단지로 손꼽힌다. 2366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1077가구가 일반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비촉진지구에서도 대규모 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다. 영등포구 신길재정비촉진지구 1722가구와 영등포재정비촉진지구 1221가구의 공급이 예정돼있다. 은평구 수색증산재정비촉진지구(롯데캐슬수색 4구역)도 1076가구 공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성동구 e편한세상(금호제15구역)과 e편한세상옥수(옥수제13구역), 성북구 보문 3구역 자이, 양천구 목동힐스테이트(신정제4구역) 등에서도 각 1000가구 이상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에서도 올해 전체 공급 예정물량(1만8571가구)의 절반을 넘는 9777가구가 재개발 물량으로 분류된다. 이 중 남구 대연 제2구역과 제7구역에서 4840가구 분양이 예정돼있다. 금정구 장전3구역과 서구 서대신7구역에서도 각각 1959가구, 959가구가 재개발을 통해 공급될 전망이다.
경남에서는 창원 지역을 중심으로 연내 분양이 계획돼있다. 창원시 자산구역과 합성1동구역주택 재개발단지에서 각각 1279가구, 1247가구의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타운이나 재정비촉진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대규모로 개발이 진행되는 만큼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발 지역이 도심에서 멀지 않아 입지 여건도 괜찮은 편이다. 반면 수요가 많고 청약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높아 분양가격이 다소 비싼 것은 단점이다. 따라서 청약에 나서기 전에 주변 아파트 단지 가격이나 최근 공급된 단지의 분양 가격을 비교해 봐야 한다.
또 재개발 사업의 경우 대규모 개발이라 같은 사업장 내에서도 구역에 따라 수요자 선호가 달라질 수 있다. 역세권, 학군, 편의시설 접근성에 따라 수요자의 선호도 차이가 크고 향후 주택 가격 변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만큼 청약 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올해 재개발 단지들은 재정비촉진지구, 광역재개발 등 대규모 개발이 몰리면서 공급 예정 물량이 많아졌다”며 “앞서 분양에 들어간 아현뉴타운과 가재울뉴타운 사례에서 보듯 역세권이나 기타 요인에 따라 선호 단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