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韓流, 왕서방 들었다 놨다…13억 홀리다

입력 2014-03-12 01:38


중국에 몰아치는 ‘한류’가 심상치 않다. 연일 중국 매체에선 한국 스타의 얼굴이 메인 페이지를 장식하고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륙이 들썩인다.

그 중심에는 배우 이민호(27)가 있다. 지난해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 출연했던 그는 중국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한국 배우 중 가장 많은 팬(11일 기준, 2012만5032명)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웨이보의 팬 1000만명을 돌파한 그는 3개월만인 지난 8일 팬 2000만명을 달성하면서 대표 한류배우로 우뚝 섰다. ‘상속자들’의 경우 최근 중국 내 동영상 사이트에서 9억뷰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의 웨이보에는 요즘도 하루 4∼5만명씩 팬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배우 류이페이(27)의 팬 숫자(2800만명)도 넘을 듯하다. 이민호의 경우,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팬들이 가입돼 있는 트위터에선 웨이보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179만 여명과 팔로우를 맺고 있다.

한국 연예인 중 웨이보에서 가장 팔로워가 많은 사람은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7)다.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그는 현재 약 2474만명의 팬과 친구를 맺고 있다. 싸이와 이민호에 이어, 장근석이 1738만명, 이준기가 1328만명으로 뒤를 잇는다.

한편 516만명의 팬들과 소통 중인 김수현은 최근 가장 급격하게 팬 숫자를 늘려가고 있는 차세대 한류 스타로 꼽힌다. 그가 출연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경우 현재 11개의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서 약 30억뷰를 돌파했다. 지난 8일엔 중국 장쑤위성TV ‘최강대뇌’에 출연하기 위해 방송사가 보내준 전용기를 타고 중국 난징에 다녀왔다. 오는 5월 중순까지 중국 북경, 상해, 광저우와 일본, 인도네시아 등 9개 도시에서 팬미팅에 나선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인터넷을 통해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현지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드라마에서 착용한 의상과 촬영 장소에 대한 중국 측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또 “현재 10여개의 광고 촬영도 진행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일본을 중심으로 불었던 지난 10년간의 한류 열풍이 일부 연예인의 ‘스타성’에 기반했다면, 최근 중국에서 불고 있는 한류는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의 확산과 팬들과의 소통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언급된 배우들 또한 드라마 한 편을 통해 중국 대륙에 열풍을 이끌게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상덕 문화평론가는 “화려하고 원색적인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최근 한국 드라마는 매력적”이라며 “공감을 일으키는 한국 드라마를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데다, 각종 SNS를 통해 배우와 팬들이 소통을 시작하면서 제 2의 한류 시대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