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당선자 687명 발표… 김경희 제외된 듯
입력 2014-03-12 02:32
북한이 11일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당선자 687명을 발표했다.
특히 정부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이자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당 비서가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장성택 계열 상당수가 대의원에 포함되는 등 급격한 권부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북한 중앙선거위원회는 “지난 9일 전국적으로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97%가 선거에 참가해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에게 100% 찬성 투표했다”며 당선자 명단을 공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의원 687명 중 김 제1비서를 비롯해 379명이 새로 뽑혀 약 55%의 교체율을 기록했다.
가장 관심을 끈 장성택의 부인 김 비서는 대의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12기 선거 때 대의원에 김경희라는 동명이인이 있었는데 김 비서는 앞 번호, 다른 인물은 200번대에 있었다”면서 “이번에 당선된 인물은 285번 선거구에서 당선된 인물이기 때문에 김 비서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 비서는 남편 처형과 지병 등으로 사실상 정치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제1비서의 친여동생 김여정도 대의원 명단에서 빠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고모인 김 비서가 30대에 대의원이 된 만큼 아직 27세라는 낮은 연령 때문에 대의원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성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문경덕 당 비서와 노성실 전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 등도 대의원에서 탈락해 해임·숙청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친장성택 인사 중 지재룡 주중 대사와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이영수 당 부장, 박명철 전 체육상 등 대부분 인사는 대의원에 올라 건재를 확인했다.
대남라인이 약진한 점도 특징이다. 김 부장 외에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수석대표를 맡았던 원동연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장관급회담 북측 수석대표였던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등도 이번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새롭게 대의원에 포함된 인사들 중에선 김정은 체제에서 신(新)실세로 떠오른 당·군 고위간부들이 눈에 띄었다.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 부국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조연준·최휘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황병서·마원춘 당 부부장 등이 대의원에 새로 뽑혔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전 내각총리 등 원로그룹 인사들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